"살인자 죽어 감격"…하메네이 동상 쓰러트리는 이란 시민들

반정부시위대 등 억압받던 시민들 환호…"꿈꾸는 것 같은 기분"
일부는 하메네이 죽음에 복수 경고…"미국·이스라엘, 큰 대가 치를 것"

28일(현지시간)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사망 소식이 보도된 후 이란 알보르즈주 카라지 거리에서 사람들이 모여 축하하고 있다. 2026.3.1. ⓒ 뉴스1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한 가운데 이란에선 공습에 대한 상반된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37년간 억압적 통치를 이어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사망을 반기는 목소리와 함께 미국과 이스라엘을 향해 복수를 해야 한다는 강경한 분위기가 엇갈린다.

1일(현지시간) 가디언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소셜미디어에 게재된 영상에서 사람들은 춤을 추거나 자동차 경적을 울리거나, 불꽃놀이를 하며 하메네이의 사망을 축하했다.

테헤란에 거주하는 언론인 나자닌(24)은 "거리가 가득 찼다. 눈물이 흘러내렸다"며 "살인자의 피해자였던 이란 국민들이 지금 느끼는 감정을 외부인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 소식(하메네이 사망)이 사실이길 바랐다"며 "하지만 믿기 어려웠고, 거의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란 정부의 강경 진압에 유혈사태까지 발생했던 최근 반(反)정부 시위에 참가했던 이들에게 하메네이의 사망은 더욱 크게 다가왔다.

반정부 시위 당시 총격을 당산 시위대 무리에 있었던 미나(20)는 "앞날이 창창한 아름답고 젊은 남녀가 피 웅덩이에 누워 있는 모습은 결코 잊지 못할 것"이라며 "그 순간 내 머릿속에 든 유일한 생각은 그들을 죽인 자들이 더 끔찍한 운명을 맞기를 바라는 것뿐이었다. 그리고 오늘 하메네이의 사망 소식을 보며 소망이 이뤄졌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란 라슈트의 한 의사는 "우리 국민은 수십 년간 이 소식을 기다려왔다. 꿈을 꾸는 것 같지만 우리는 조심스럽게 축하하고 있다"며 앞으로 이란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우려되지만 하메네이의 죽음은 많은 사람들에게 안도감을 안겼다고 말했다.

이란 테헤란 시민들이 1일(현지시간)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사망을 애도하고 있다. (출처=엑스) 2026.3.1./뉴스1

일부 이란 국민들은 하메네이 동상 등을 쓰러뜨리며 독재 정권 붕괴를 축하했다.

이란 일람주 데홀로란에서는 군중들이 하메네이의 동상을 쓰러뜨렸으며, 파르스주의 갈레 다르에선 군중들이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신정체제를 수립한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의 기념비를 쓰러뜨렸다.

기념비가 쓰러지는 영상에는 "내가 꿈을 꾸고 있는 건가? 새로운 세상이여, 안녕"이라는 목소리가 담기기도 했다.

반면 수천 명의 군중들은 검은 옷을 입고 눈물을 흘리며 하메네이의 죽음을 애도하기도 했다.

테헤란 엥겔랍 광장에 모인 이들은 이란 국기와 하메네이의 사진을 들며 "미국에 죽음을", "이스라엘에 죽음을"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마슈하드에 거주하는 호세인 다드바흐시(21)는 "나는 이슬람과 나의 이맘(이슬람 시아파의 영적지도자) 하메네이를 위해 목숨을 바칠 준비가 되어 있다"며 "시온주의 정권과 트럼프는 내 지도자의 순교에 대해 큰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라즈의 초등학교 교사인 아투사 미르자데는 "우리나라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기뻐할 수 없다. 우리는 이라크에서 혼란과 유혈사태가 일어나는 것을 봤다"며 "나는 그런 상황보다는 이슬람공화국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