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 정밀타격 후 최종 결렬시 지도부 겨냥…단계적 공격"

26일 제네바 회담 앞두고 군사적 압박 전략 구체적 검토
'우라늄 농축 권리' 입장차 여전…이란 "합의안 마련 중"

미국 해군이 공개한 아라비아해의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전단 훈련 모습. 2026.02.06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 프로그램 포기를 압박하기 위해 '단계적 군사 옵션'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 협상이 실패할 경우 우선 정밀 공습을 단행한 뒤,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이란 지도부 축출까지 염두에 둔 대규모 공격으로 확대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2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예정된 이란과의 최종 담판 회담을 앞두고 협상 결렬 시 취할 군사적 대응 방안을 참모들과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백악관 상황실에서 JD 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댄 케인 합참의장,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과 회의를 열고 이란 대응 전략을 점검했다.

아직 최종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지도부에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더 큰 공격을 한다'는 압박 메시지 차원에서 며칠 내로 제한적·정밀 타격을 감행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참모들은 전했다.

공격 대상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본부, 핵시설,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관련 시설 등이 거론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단계 공격 후에도 이란이 핵무기 제조 능력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을 경우 연내 이란 체제를 약화시키고 궁극적으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를 축출하기 위한 보다 강도 높은 군사 행동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행정부 내부에서는 공습만으로 정권 교체를 유도할 수 있을지에 대한 회의론도 존재한다.

지난달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하기 위한 작전 논의 당시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했던 댄 케인 합참의장도 이란에 대해서는 같은 확신을 주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앞서 미국은 특수부대를 투입해 이란 핵시설을 직접 타격하는 방안도 한때 검토했지만, 마두로 대통령 생포 작전보다 훨씬 위험 부담이 크다는 판단 아래 보류했다고 NYT는 전했다.

이외에도 당시 회의에서 미 육·해·공군 당국자들은 이란과의 장기전이 현실화되거나, 전쟁 가능성에 대비해 장기간 고강도 경계 태세를 유지할 경우 전력 준비 태세에 심각한 부담이 가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현재 미군은 항공모함 2개 전단과 전투기·폭격기, 공중급유기, 미사일 방어체계를 이란 타격권 내에 집결시키고 있다. 이는 2003년 이라크 전쟁 준비 이후 중동 지역에 집중된 최대 규모의 전력이다.

한편 외교적 출구를 마련하기 위한 절충안도 논의되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이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방안은 이란이 의료 연구 목적에 한해 극히 제한적인 우라늄 농축만 허용받고, 무기 개발로 이어질 수 있는 시설은 폐쇄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농축 제로'를 협상 전제로 내세우고 있으며 이란 역시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따른 자국의 농축 권리를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타협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이런 가운데 이란은 오는 26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미국과의 회담을 앞두고 합의안을 마련 중이며 이를 통해 신속한 합의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아바스 아그라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앞으로 이틀에서 사흘 안에 (합의안 초안이) 준비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다음 만남에서 협상해 결론에 도달할 수 있으며 일주일 내 진지한 협상을 시작해 합의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yeh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