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에 2~5mm 산탄 수십 개"…참혹한 이란 시위자 X레이

英 가디언, 총상 시위대 엑스레이 사진 입수
"전쟁에서나 볼 수 있는 부상…살해 의도한 총격"

가디언 기사 캡처. 2026.02.17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이란 정권이 1월 반정부 시위 진압 과정에서 머리 등 신체 주요 부위를 조준 사격한 사실을 보여주는 엑스레이 사진이 공개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7일(현지시간) 이란 현지 병원에서 입수한 총상 시위자 여러 명의 엑스레이 사진을 펙트체킹(사실관계 입증) 플랫폼 '팩트나메' 및 독립적인 의료 전문가들과 분석한 결과를 보도했다.

공개된 엑스레이 사진을 보면 머리와 목, 가슴, 생식기 주변에 수십 수백개의 하얀 점이 흩어져 있다. 각각의 점은 산탄총에서 발사된 2~5mm 크기의 금속 구체다. 총에 맞은 시위자들은 설혹 목숨을 건졌더라도 안구· 폐·척추 등이 심각하게 훼손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산탄총에서 발사된 총알은 여러 개로 쪼개져 넓게 흩어진다. 엑스레이 사진을 검토한 한 의학 분석가는 "전쟁에서나 볼 수 있는 부상 유형"이라며 "이런 종류의 무기를 사람에게 발사하는 것은 살해하려는 의도"라고 지적했다.

이란 내부 소식통들과 의료진은 이란 당국이 산탄총과 소총으로 시위대의 얼굴 등을 조준 사격하며 즉결 처형식 진압을 벌였다고 증언한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이란 의료진은 "영구적 장애를 유발하려는 고의성이 강하게 드러난다"며 "무작위 총격이라기보다는 주요 신체 부위를 의도적으로 표적으로 삼았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란에서는 연말연시 전국적으로 경제난과 이슬람 신정 체제에 항의하는 시위가 확산했다. 이란 정부는 시위대를 미국·이스라엘과 연계된 폭도, 테러범, 모하렙(신의 적)이라 부르며 무자비하게 진입했다.

이란 정부가 공식 집계한 시위 사망자 수는 총 3117명이다. 인권 단체들은 실제 사망자가 최대 2만 명에 달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국제 인권 의사회(PHR) 의료고문인 로히니 하르 UC 버클리대학 겸임 교수는 "이 정도로 많은 사람을 겨냥해 실탄과 대구경 총탄을 사용한 것은 전 세계적으로도 극히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ez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