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이스라엘 통제 남부 가자에 '팔 주민' 임시 주거단지 추진

남부 국경도시 라파에 수천명 수용 규모로 건설 계획
팔 주민 이동으로 하마스 고립 전략…실효성은 의문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 이스라엘이 설치한 '옐로 라인' 근처의 무너진 건물들을 16일 촬영한 모습. 2026.1.16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아랍에미리트(UAE)가 이스라엘군이 통제하는 가자지구 남부 지역에 팔레스타인 피란민을 위한 대규모 임시 주거단지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5일(현지시간) 입수한 계획 지도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UAE가 라파 인근에 '임시 에미리트 주거단지'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집트 국경 인근인 가자지구 남부 라파는 과거 한때 25만 명이 거주했지만 지난 2년간 이어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으로 현재는 대부분 파괴되고 주민이 떠난 상태다.

UAE의 구상은 비좁은 텐트촌과 파괴된 주택 잔해 속에서 살고 있는 수천 명의 팔레스타인 난민을 임시 주거단지로 이주시키겠다는 인도적 지원을 표방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하마스 고립과 미·이스라엘과의 공조 강화를 염두에 둔 전략적 행보로 해석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재로 2020년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를 수립한 UAE는 하마스와 다른 이슬람 정치 세력들을 중동 안정에 대한 위협으로 간주한다.

미국은 그간 이스라엘 통제 지역에 주택을 건설해 가자지구 주민들이 하마스 통제 지역을 떠나도록 유도하면 하마스를 고립시킬 수 있다고 기대해 왔는데 이는 UAE의 계획과 닮아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UAE는 이미 이 계획에 대한 세부사항을 미국과 공유했다. 미국 관계자는 "우리는 가자지구 주민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UAE의 노력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UAE 계획의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한 외교관은 가자지구의 민간인 대다수가 하마스가 통치하는 지역에 살고 있어 이스라엘 통제 지역에 거주하는 것을 꺼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주거단지 조성 지역이 인구 밀집지와 떨어져 있고 수용 규모도 제한적이어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과 이러한 제안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통치 구역으로 가자지구의 영구적 분단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재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의 약 53%를 장악하고 있으며 나머지 지역은 하마스가 통제하고 있다. 하지만 가자지구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주민 200만 명 중 이스라엘이 통제하는 곳에 있는 주민은 단 2만명에 불과하다.

yeh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