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트럼프 암호화폐 회사 7000억 투자 후…엔비디아 칩 수입 성사

왕실 고위인사 관여…4개월 후 UAE 엔비디아 AI칩 판매 승인
백악관 "이해충돌 없는 사안"…민주 "판매 결정 되돌려야"

셰이크 타눈 빈 자이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국가안보보좌관이 2025년 9월 3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킹 칼리드 국제공항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5.09.03. ⓒ 로이터=뉴스1 ⓒ News1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아랍에미리트(UAE) 왕가의 핵심 인사이자 정부 고위 관리가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일가의 암호화폐 벤처 지분 5억 달러(약 7254억 원) 규모를 매입한 뒤, 트럼프 행정부가 UAE에 대한 첨단 인공지능(AI) 칩 판매를 승인했다고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스파이 셰이크'로도 불리는 셰이크 타눈 빈 자이드 알 나흐얀은 UAE의 국가안보보좌관이자 최대 국부펀드 아리암 인베스트먼트의 관리자로, 지난해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orld Liberty Financial) 지분 49%를 취득해 최대 주주가 됐으며, 설립자들 외에 유일하게 이름이 알려진 투자자가 됐다.

월드 리버티는 미 달러에 연동돼 있으며 단기 미 국채, 미 달러 예치금, 기타 현금성 자산으로 담보된 스테이블코인 'USD1'을 발행한 회사다.

이 회사는 트럼프 대통령과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가 명예 공동설립자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실제 운영은 트럼프 일가와 위트코프 일가 구성원들이 맡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불과 며칠 전에 트럼프 대통령의 둘째 아들인 에릭 트럼프가 이 계약에 서명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일가 관련 법인들로 약 1억 8700만 달러가, 위트코프 일가 관련 법인들로 약 3100만 달러가 흘러 들어갔다.

이 시기는 타눈이 미국으로부터 첨단 AI 칩 구매를 모색하던 때였다. 조 바이든 전 행정부가 중국으로 칩이 흘러 들어갈 수 있다고 우려해 판매를 차단해 왔기 때문이다.

같은 해 5월 미국은 UAE가 엔비디아 칩 수십만 개를 구매하는 것을 허용하는 데 합의했다. 전체 칩 물량 5분의 1은 타눈이 소유한 AI 회사 G42로 공급되도록 돼 있었다.

애나 켈리 백악관 부대변인은 WSJ에 "(이 사안에는) 이해충돌이 없다"며 위트코프가 "트럼프 대통령의 전 세계 평화 증진 목표를 진전시키기 위해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 상원 은행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주) 상원의원은 "이것은 명백한 부패"라며 "트럼프 행정부는 아랍에미리트에 민감한 AI 칩을 판매하기로 한 결정을 반드시 되돌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위트코프와 백악관 AI·암호화폐 책임자인 데이비드 색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에게 "대통령의 암호화폐 회사를 이롭게 하기 위해 미국의 국가안보를 팔아넘겼다는 증거가 쌓이는 상황, 그리고 그 과정에서 공직자들이 개인적 이익을 챙겼는지 여부에 대해 의회에서 증언하라"고 촉구했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