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올해 사형집행 1500건 돌파…3년 전 대비 3배"

2022년 반정부시위 후 폭증…"대중에게 공포심 목적"

지난 10월 11일 프랑스 파리에서 이란 인권지원위원회(CSDHI) 등 프랑스 소재 이란인 단체들이 이란의 사형제도 폐지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올해 이란의 사형집행 건수가 최소 1500건을 기록해 3년 전의 3배로 늘었다고 인권단체가 밝혔다.

영국 BBC는 28일(현지시간) 노르웨이 소재 이란 인권감시 단체 '이란인권'(IHR)을 인용해 이달 초까지 최소 1500건의 사형집행이 확인됐고, 그 이후로 더 많은 집행이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작년에 IHR이 확인한 사형집행 건수는 975건이었다. 2022년은 약 520건이었으며 이듬해인 2023년은 834건으로 대폭 높였다.

이란 당국이 공식 통계를 발표하지 않아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지만, 이는 다른 인권감시 단체들이 제공한 자료와도 일치한다고 BBC는 전했다.

국제앰네스티에 따르면 이란은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가장 많은 사형을 집행하고 있다.

이란의 사형집행 폭증은 2022년 9월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돼 경찰서에서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 사건으로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위가 이란 정권을 위협할 정도에 이르자, 당국이 대중에게 공포를 심어 내부 반대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집행 건수를 크게 늘렸다는 것이다.

인권 운동가들은 이란 정권이 위협을 느낄 때 사형집행률이 높아진다며 지난 6월 이란-이스라엘 전쟁에서 이란 세력이 패배하자 집행이 다시 급증했다고 지적한다.

반면 이란 정부는 사형제가 "가장 중대한 범죄"에만 한정돼 있다며 집행을 옹호하고 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