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제리, '프랑스 식민통치 범죄로 규정' 법안 통과

알제리 수도 알제에 있는 의회 전경. 2020.9.10 ⓒ AFP=뉴스1 ⓒ News1 김경 기자
알제리 수도 알제에 있는 의회 전경. 2020.9.10 ⓒ AFP=뉴스1 ⓒ News1 김경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북아프리카 지중해 연안에 위치한 알제리의 의회가 24일(현지시간) 프랑스의 식민 통치를 범죄로 규정하고 사과와 배상을 요구하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AFP 통신과 가디언에 따르면 이번 법안은 프랑스가 "알제리에서의 식민 과거와 이로 인한 비극에 대해 법적인 책임을 진다"고 명시했다.

또한 핵실험과 초법적 살인, 신체적·정신적 고문, 체계적인 자원 약탈을 포함해 프랑스 식민 통치의 범죄를 열거하고 "완전하고 공정한 배상은 알제리 국가와 국민의 불가침 권리"라고 적시했다.

의원들은 이날 법안이 통과되자 "알제리 만세"를 외치며 일제히 환영했다.

이브라힘 부갈리 국회의장은 국영 통신 APS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표결을 통해 "알제리의 국가적 기억은 지울 수도 없고 협상할 수도 없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국내외에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엑서터 대학교의 식민사 연구원 호스니 키투니는 "법적으로 국제적 효력이 없으므로 프랑스에 구속력이 없으나 정치적·상징적 의미는 중요하다"며 "기억의 측면에서 프랑스와의 관계 단절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프랑스는 1830년부터 알제리를 132년 간 알제리를 식민 지배했다. 알제리는 8년의 유혈 전쟁 끝에 1962년 주권을 회복했다.

알제리는 프랑스 통치 기간 150만 명이 희생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프랑스 역사계는 사망자는 50만 명이며 이 중 40만 명이 알제리인이라고 추정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알제리 식민화가 "인류에 대한 범죄"라고 인정했으나 사과를 하진 않았다.

km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