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가자 아동 영양실조 10월에만 9천명 치료…저체중아 급증"
유니세프 "휴전 이후에도 구호품 배급 여전히 부족"
-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2개월 전 휴전이 발표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지난 10월 9000명 이상의 어린이가 급성 영양실조로 병원에 입원해야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가디언은 9일(현지시간) 발표된 유니세프(유엔아동기금) 최신 통계를 인용해 10월 한 달 동안 9300명의 아동이 급성 영양실조로 치료를 받았다고 전했다. 지난 8월 1만 4000명에 비해 줄어든 수치지만, 올해 2월과 3월 휴전 기간의 아동 영양실조율보다는 훨씬 높다.
또 같은 기간 8300명의 임산부와 산모가 급성 영양실조 치료를 위해 입원해야 했다.
몸무게가 2.5㎏ 미만인 저체중아 출산도 늘어났다.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2022년에는 월평균 출생아 250명 중 약 5%가 체중이 2.5㎏ 미만으로 태어났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월평균 출생아 수가 줄어들었음에도 10%에 해당하는 300명이 저체중으로 태어났다. 휴전 직전 3개월 동안에는 460명으로 급증했다.
저체중으로 태어난 아기들은 정상 체중보다 사망률이 20배 더 높으며, 살아남더라도 영양실조에 시달리거나 평생 건강 문제를 겪을 수 있다고 유니세프는 전했다.
테스 잉그램 유니세프 대변인은 "가자지구 병원에서 체중이 1㎏도 안 되는 신생아들을 여러 명 만났다. 그들의 작은 가슴은 살아남기 위해 힘겹게 움직이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 "몇 달 동안 가자지구에서 저체중아가 태어나는 일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전쟁으로 악화된 영양실조, 스트레스 등으로 "수 세대의 가족이 피해를 당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유니세프 등 국제기구들은 가자지구로 들어가는 구호품 전달이 인도적 필요에 비하면 여전히 불충분한 수준이라고 지적한다. 현재 구호품을 실은 트럭이 하루 평균 140대 국경을 통과하고 있는데, 휴전 당시 목표치였던 하루 600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휴전 후 가자지구 구호품 배급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주도하는 민군조정센터(CMCC)에서 조율되고 있다. 그러나 유엔과 구호기관에 따르면 여전히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진입을 통제하며 구호품 반입을 제한하는 상황이다.
jw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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