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내년 美 G20 안불러" 위협에…남아공 "창립회원국 굳건"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년 자국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배제하겠다고 위협하자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이 "남아공은 앞으로도 G20의 회원국"이라며 일축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라마포사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대국민연설에서 "남아공은 G20의 창립 회원국 중 하나"라며 "우리는 G20의 완전하고, 활동적이며, 건설적인 회원국으로 계속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남아공이 백인 주민을 집단학살하고 토지를 몰수하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우리나라에 대한 노골적인 허위 정보"라고 일축했다.

또 라마포사 대통령은 외교적 균열에도 불구하고, 많은 미국 기업과 시민사회 단체들이 11월 말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G20 관련 행사에 대거 참여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러한 건설적인 관계를 소중히 여기며, G20의 틀 내에서 계속 협력할 것"이라며 미국과의 대화 의지도 드러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남아공이 백인 주민을 탄압한다며 라마포사 대통령과 갈등을 빚다가 지난 22~23일 남아공이 의장국을 맡은 요하네스버그 G20 정상회의에 불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남아공이 요하네스버그 G20 폐막 행사에서 미국 외교관에게 G20 의장직 인계를 거부했기에 미국 플로리다에서 열릴 내년 정상회의에서 남아공이 참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남아공 정부는 순회 의장직을 미국 외교관에게 인계했다고 반박했다.

G20은 국가와 국제기구의 비공식적인 모임이기에 한 회원국이 다른 회원국의 회의 참석을 일방적으로 금지할 수 없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남아공 인사들에 대한 비자 발급을 거부해 G20 정상회의 참석을 저지할 가능성은 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