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보이콧' 美, 남아공에 "정상 선언문 마음대로 발표 말라"

남아공 "불참국은 역할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월 21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 공화국 대통령과 정상 회담했다. 2025.05.22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올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불참을 선언한 미국이 의장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정상 선언문을 발표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20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남아공 주재 미국 대사관은 주말 사이 남아공 정부에 공문을 보내 "미국 동의 없이 G20이 합의한 입장이라는 명목으로 G20 정상회의 결과문을 발표하는 것을 거부한다"고 주장했다.

대사관은 "남아공의 G20 우선순위는 미국의 정책 입장과 상반된다"며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 재임 기간 협상된 어떤 합의 문건도 지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G20 정상회의는 전통적으로 주요 국제 현안에 관한 합의를 담은 정상 선언문을 발표한다. 미국은 남아공 G20 정상회의에서 합의 여부가 상관없는 '의장 성명'만 낼 것을 재차 촉구했다.

G20 정상회의는 오는 22~23일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남아공이 백인을 역차별하고 반이스라엘 정책을 편다고 비난하며 라마포사 대통령과 갈등을 빚다가 이번 회의 보이콧을 선언했다.

남아공 외교부는 "미국의 불참은 G20이 내릴 결론에 대한 미국의 역할을 무효로 만든다"며 "불참을 통한 강압이 실질적 전술로 자리 잡게 둘 수 없다. 제도적 마비와 집단행동의 붕괴를 초래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ez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