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집속탄 사용 비판하더니…"이스라엘도 레바논 공격에 썼다"

가디언 보도…이스라엘 방산기업 제품

레바논 리타니강 남쪽 지역에서 발견된 이스라엘의 집속탄 잔해. (출처=엑스) 2025.11.19./뉴스1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이스라엘이 레바논과의 전쟁에서 국제적으로 금지된 집속탄을 사용했다고 가디언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문가의 분석을 통해 레바논 리타니강 남쪽 지역에서 촬영된 사진에서 발견된 집속탄 잔해는 이스라엘의 155㎜ M999 바라크 에이탄과 227㎜ 라암 에이탄 유도미사일 두 종류로 확인됐다.

지난 6월 이란과의 12일 간의 전쟁에서 이란의 집속탄 사용을 강하게 비판한 이스라엘이 '내로남불' 태도를 보인 셈이다.

미 육군 자료에 따르면, 이스라엘 방산기업 엘빗시스템즈가 개발한 M999 바라크 에이탄은 9개의 자탄을 살포하며 이는 다시 1200개의 텅스텐 파편으로 폭발한다.

라암 에이탄 유도미사일도 엘빗시스템즈가 개발한 신형 집속탄으로 64개의 자탄을 탑재해 넓은 반경에서 확실한 살상력을 담보한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2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의 전투에 대비해 북부 국경 지역에 라암 에이탄을 배치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해당 잔해는 공습 이후 발견돼 이스라엘이 어떤 작전에서 사용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집속탄은 자탄(새끼탄·submunitions)을 넓은 면적에 방출하는 재래식 탄약으로 한 번에 많은 인명을 살상할 수 있다. 특히 방출된 자탄 중 최대 40%가 불발탄으로 남아서 민간인이 밟거나 건드려 피해를 입을 수 있어 국제적으로 광범위하게 금지되고 있다.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상대로 집속탄을 사용한 증거가 발견된 것은 지난 2006년 이후 약 20년 만이다.

이스라엘은 2006년 레바논 전역에 400만 발의 집속탄을 퍼부었고, 이 중 약 100만 발이 불발로 남았다. 레바논에선 2006년 이후 400명 이상이 불발된 자탄에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는 2008년 집속탄 금지 협약이 탄생하게 된 주요 요인이었다.

집속탄 금지 협약에는 2025년 기준 124개국이 가입한 상태다. 다만 이스라엘은 협약에 가입되어 있지 않다.

이스라엘은 2023년 10월 가자 전쟁 이후 레바논과 계속 공방을 주고받다 지난해 11월 휴전 협정을 맺었으나 여전히 레바논에 대한 공습을 지속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집속탄 사용 여부에 대해서 인정도 부인도 하지 않은 채 "국제법을 준수하면서 민간인 피해를 줄이기 위한 합법적 무기만 사용한다"고 밝혔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