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다가스카르 의회, 해외 도피 대통령 탄핵…軍 임시통치(종합)
마다가스카르 軍 "하원 제외 모든 기관 해산…최대 2년 간 통치"
최고법원, 란드리아니리나 새 대통령 임명…60일 내 선거 촉구
- 이창규 기자,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윤다정 기자 = 안드리 라조엘리나 마다가스카르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반정부 시위를 피해 해외로 도피 중 탄핵을 당하면서 권력의 공백이 생긴 가운데 군이 권력을 장악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마다가스카르 국가의회(하원)는 이날 찬성 130표, 무효표 1표로 탄핵안을 통과시켰다.
마다가스카르의 Z세대는 지난달 25일 식수와 전력 부족 사태 후 반정부 시위를 주도했다. 이후 부패와 통치 실패, 공공서비스 부족 등 광범위한 불만이 폭발하며 전국적인 봉기로 확산했고, 시위대는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했다.
또한 라조엘리나 대통령은 지난 2009년 쿠데타 당시 집권을 도운 특수부대 'CAPSAT'와 헌병대 및 경찰의 지지마저 잃으며 점점 고립됐다.
그러나 라조엘리나 대통령이 끝까지 사퇴를 거부했고, 결국 의회가 이날 그를 탄핵했다. 마다가스카르 대통령실은 탄핵안이 통과된 후 성명을 내고 "의회의 이번 회의는 위헌적이며, 따라서 모든 결의는 무효"라고 주장했다.
라조엘리나 대통령은 전날(13일) "신변 보호를 위해 안전한 장소로 이동해야 했다"며 프랑스 군용기를 타고 출국했다. 야당 관계자와 군 소식통, 외교관 등에 따르면, 라조엘리나 대통령은 지난 12일 프랑스 군용기를 타고 국외로 도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조엘리나 대통령은 탄핵에 앞서 하원을 해산하려 했다. 그는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의회 해산 결정이 60일 이내의 조기 선거를 위한 길을 여는 조치이며 마다가스카르의 질서 회복에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하원 내 야당 지도자 시테니 란드리아나솔로니아이코는 "이 대통령령은 법적으로 유효하지 않다"며 "하원의장과 사전에 어떠한 협의도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라조엘리나 대통령이 탄핵 후 군이 통치에 나섰다.
마이클 란드리아니리나 대령은 국영 라디오를 통해 "우리는 권력을 장악했다"며 군은 국민의회(하원)를 제외한 모든 국가 기관을 해산한다고 발표했다. 군 지도부의 성명에 따르면, 상원, 헌법재판소, 선거관위원회 및 기타 국가 기관의 활동이 중단됐다.
군이 권력을 장악했다는 소식에 시위대는 환호했다.
친구들과 함께 시위에 나선 고등학생인 피 노멘사나하리는 "라조엘리나가 드디어 물러났다니 너무 기쁘다"며 "이제 다시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부 시위대는 군이 통치를 한다는 것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레자피 로바는 "군이 신속히 민간 정부에 권력을 이양하고 선거를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다가스카르 최고법원은 웹사이트를 통해 란드리아니리나를 신임 대통령으로 임명했다며 라조엘리나 대통령의 직무 수행이 불가능해졌고, 국외로 도피했기에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최고법원은 란드리아니리나에게 60일 이내에 선거를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
란드리아니리나는 기자들과 만나 군이 주도하는 위원회가 과도정부와 함께 최대 2년 동안 국가를 통치한 뒤 새 선거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yellowapoll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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