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다가스카르 의회, '해외 도피' 대통령 탄핵 의결
"대통령령으로 하원 해산" 발표 몇 시간 만
대통령실 "위헌적 회의로 모든 결의 무효" 주장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마다가스카르 의회가 사퇴를 거부하고 해외로 도피한 안드리 라조엘리나 마다가스카르 대통령 탄핵을 의결했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마다가스카르 국가의회(하원)는 이날 찬성 130표, 무효표 1표로 탄핵안을 통과시켰다. 라조엘리나 대통령이 대통령령으로 하원을 해산하겠다고 발표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이다.
앞서 라조엘리나 대통령은 X(구 트위터)에 글을 올려 "의회 해산 결정이 60일 이내의 조기 선거를 위한 길을 여는 조치이며 마다가스카르의 질서 회복에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원 내 야당 지도자 시테니 란드리아나솔로니아이코는 "이 대통령령은 법적으로 유효하지 않다"며 "하원의장과 사전에 어떠한 협의도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탄핵안 통과 직후 대통령실은 성명을 내고 "의회의 이번 회의는 위헌적이며, 따라서 모든 결의는 무효"라고 주장했다.
마다가스카르의 Z세대가 주도하는 반정부 시위는 지난달 25일 식수와 전력 부족 사태에서 촉발됐으나 곧 부패와 통치 실패, 공공서비스 부족 등 광범위한 불만이 폭발하며 전국적인 봉기로 확산했다.
최근 네팔과 모로코 등지에서 발생한 반정부 시위와 유사한 양상으로, 현장에는 일본의 인기 만화 '원피스'의 '밀짚모자 해적단' 해적기도 등장했다.
유엔에 따르면 시위가 시작된 뒤로 최소 22명이 사망했다. 마다가스카르는 인구 약 3000만 명 중 75%가 빈곤선 이하에 있으며, 1960년 독립 이후 2020년까지 1인당 GDP는 45% 감소했다.
라조엘리나 대통령은 전날 "신변 보호를 위해 안전한 장소로 이동해야 했다"며 프랑스 군용기를 타고 출국했다. 그는 수주째 이어지는 사퇴 요구 시위에도 사퇴를 거부하고 있다.
그러나 라조엘리나 대통령은 2009년 쿠데타 당시 집권을 도운 특수부대 'CAPSAT'의 지지마저 잃으며 점점 고립되고 있다.
CAPSAT은 주말 간 시위대 편에 서며 "시민을 향해 발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이후 수도 광장에서 시위대 수천 명을 호위했다. 또 군 지휘권을 인수하고 새로운 육군참모총장을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준(準)군사조직 헌병대와 경찰까지도 대통령과 결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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