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 시위에 네팔 이어 마다가스카르도 전복…대통령 해외도피
물·전력 문제로 촉발돼 부패 정권 비판으로 확대…지난달 말 이후 20여명 사망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안드리 라조엘리나 마다가스카르의 대통령이 군 일부의 이탈과 이들의 시위대 합류 후 해외로 도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세계적으로 확산 중인 Z세대 주도의 반정부 시위로 인해 네팔에 이어 두 번째 정권 붕괴 사례다.
13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야당 지도자 시테니 란드리아나솔로니아이코는 라조엘리나 대통령이 전날(12일) 프랑스 군용기를 통해 출국했으며, 현재 행방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관련 질의에 응답하지 않았다.
라조엘리나 대통령은 당시 페이스북을 통해 생중계된 연설에서 "신변 보호를 위해 안전한 장소로 이동해야 했다"고 주장하며, 마다가스카르가 파괴되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그는 여전히 사임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라조엘리나 대통령을 태운 것으로 알려진 헬기는 프랑스군 수송기 '카사'다. 12일 생트마리 공항에 착륙한 이 헬기를 통해 라조엘리나 대통령이 출국한 것이다. 프랑스 라디오 RFI는 그가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협의를 거쳐 출국했다고 보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집트에서 열린 가자지구 관련 정상회의 후 "프랑스의 개입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면서도 "마다가스카르의 헌정 질서는 반드시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프랑스가 마다가스카르 젊은이들의 불만을 이해하지만, 군부가 이러한 불만을 악용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마다가스카르는 과거 프랑스의 식민지여서 프랑스는 현재도 어느 정도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게다가 라조엘리나 대통령은 2014년 프랑스 국적을 취득한 이중국적자다. 당시 야당은 이를 반역 행위로 규정했다.
시위는 지난 9월 25일 물과 전력 부족 문제로 촉발됐으나, 곧 부패, 무능한 통치, 공공서비스 부족 등 광범위한 불만으로 확산했다. 이는 최근 네팔과 모로코 등지에서 발생한 반정부 시위와 유사한 양상이다.
유엔에 따르면, 시위가 시작된 이후 최소 22명이 사망했다. 마다가스카르는 인구 약 3000만 명 중 75%가 빈곤선 이하에 있으며, 1960년 독립 이후 2020년까지 1인당 GDP는 45% 감소했다.
한편, 라조엘리나 대통령은 출국 직전 2021년 자신을 겨냥해 쿠데타를 시도했다가 유죄 판결을 받은 프랑스 국적자 2명을 포함해 일부 인사에 대한 사면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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