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가자 평화회의 불참은 에르도안 등 정상들 반발 탓"

이라크도 네타냐후 참여 시 불참하겠다는 뜻 밝혀
"이슬람권 정상들, 네타냐후와 사진 찍히는 것 꺼려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 9월 29일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9.29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3일(현지시간) 이집트에서 열린 가자지구 평화 회의에 돌연 불참했다.

표면상의 사유는 유대교 명절과 일정이 겹친다는 것이었으나 실제로는 일부 정상들의 강한 반발 때문이라고 AFP통신은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주선으로 막판에 회의에 초청받았고 이를 수락했다.

하지만 이집트 대통령실이 네타냐후 총리의 참석을 공식 발표한 지 약 40분 만에 상황은 급반전했다.

네타냐후 총리실은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에 감사하다면서도 "명절이 임박해 참석할 수 없다"는 입장을 냈다.

이스라엘 지도자들은 특별한 상황이 아니면 유대교 명절에 해외 순방을 자제하는 전통이 있긴 하지만, 이번 불참의 주된 원인은 외교적 압박이었다.

가장 강하게 반발한 정상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이었다. 그는 이집트로 향하던 전용기 안에서 네타냐후 총리의 참석 소식을 듣고 "그가 참석한다면 이집트에 착륙하지 않고 앙카라로 돌아가겠다"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튀르키예 언론들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의 전용기는 네타냐후 총리의 불참이 확인될 때까지 홍해 상공을 선회했다.

이라크 역시 네타냐후 총리가 참석하면 정상회의에 불참하겠다고 이집트 측에 통보했다. 이라크 총리 고문은 "다른 여러 대표단도 네타냐후 총리가 참석하면 불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과 국교를 수립하지 않은 아랍 및 이슬람권 국가 정상들은 네타냐후 총리와 사진이 찍히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경향이 있다.

결국 네타냐후 총리가 불참한 가운데 이집트 휴양지 샤름엘셰이크에서 열린 평화 회의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을 비롯해 △프랑스 △영국 △독일 △튀르키예 △카타르 △요르단 정상과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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