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사드도 반대한 네타냐후의 카타르 공습…이스라엘 내홍 심화

모사드 지상 작전 배제·전투기 동원…하마스 고위지도부 사살 실패
"네타냐후, 휴전 협상에 인내심 상실…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에 경고"

9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발생한 폭발 이후 연기가 피어오르는 장면이 AFPTV를 통해 공개됐다. 2025. 09. 09. ⓒ AFP=뉴스1 ⓒ News1 양은하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이스라엘이 이번 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고위지도부를 겨냥해 카타르를 공습한 것과 관련해 정보기관인 모사드를 비롯해 이스라엘 내에서도 반대의 목소리가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복수의 이스라엘 관계자들은 다비드 바르니아 모사드 국장은 카타르 내 하마스 고위 지도부에 대한 공격을 반대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협상을 중재하고 있는 카타르를 공습할 경우 그동안 쌓아 온 신뢰 관계가 훼손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바르니아 국장 외에도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에게 휴전안 수용을 촉구한 에얄 자미르 이스라엘군 참모총장도 이번 카타르 공습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스라엘군의 인질 문제 책임자인 니찬 알론 소장도 카타르 공습에 반대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 회의에 초대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이스라엘은 모사드의 지상 작전 대신 전투기 15대를 출격시켜 카타르 도하를 향해 마시일 10기를 발사했다. 그러나 하마스 고위 지도부를 제거하는 데는 실패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휴전 협상에 나섰던 칼릴 알하야 등 고위 지도부가 사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스라엘도 이번 공습 결과에 대해 공개적으로 밝히지는 않고 있는 가운데 한 소식통은 "이스라엘이 원하는 목표를 얻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모사드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머물고 있던 이스마일 하니예 하마스 정치지도자의 침실에 폭탄을 설치해 암살한 것과 비교해 모사드가 이번 공습에 관여하지 않은 것이 성공 여부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이 모사드의 반대에도 카타르 공습을 감행한 것을 두고 네타냐후 총리가 휴전 협상에 인내심을 잃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의 데이비드 마코프스키 연구원은 "네타냐후가 트럼프가 제안한 최신 인질 석방 휴전안이 하마스로부터 전혀 반응을 얻지 못한다고 생각해 가자시티로 진입하기로 결심했을 수 있다"며 "그래서 네타냐후는 휴전 협상을 지상 행동을 취하는 데 방해가 되는 족쇄로 여겼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정책포럼의 님로드 노빅 분석가는 네타냐후가 자신이 달가워하지 않는 트럼프 행정부의 제안을 좌절시키거나 팔레스타인 국가 건립을 추진하려는 걸프 국가들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일각에선 이스라엘이 공습 후에도 카타르와의 관계를 낙관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부 이스라엘 관계자들은 (공습 후) 시간이 지나면 카타르와의 관계를 회복할 것이라고 계산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이번 카타르 공습으로 인해 국제적으로 비판을 받고 있다. 특히 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는 "네타냐후 총리가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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