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부커상' 이스라엘 작가의 고백…"가자지구 '제노사이드' 자행돼"
이스라엘 팔 정책에 반대 목소리…"단어 사용할 수밖에 없어"
팔레스타인 국가 인정에 "실질적 의무 있는 국가 상대 장점 존재"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영어권 최고 권위의 문학상인 맨부커상을 수상한 이스라엘 작가 다비드 그로스만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을 '제노사이드'(집단학살)로 규정하며 공개 비판했다.
1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그로스만은 이탈리아 일간지 라레푸블리카와의 인터뷰에서 "이제는 그 단어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며 "엄청난 고통과 무너진 마음으로 이 단어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1954년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나고 자란 그로스만은 2017년 '말 한 마리가 술집에 들어왔다'로 영국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2018년 이스라엘 최고의 문학상인 '이스라엘상'을 받았다.
매년 노벨문학상 후보로 지명될 만큼 저명한 작가이자, 이스라엘 정부의 팔레스타인 정책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끊임없이 내 온 평화운동가이기도 하다.
그로스만은 '제노사이드'라는 단어를 오랫동안 의도적으로 피해 왔으나 "신문에서 읽은 내용과 이미지들을 보고, 가자지구에 다녀온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눈 뒤에는 참을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또한 "제노사이드라는 단어를 이스라엘, 유대인과 연관시켜 발화한다는 사실, 그런 연관성이 성립 가능하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에게 무언가 심각하게 잘못되고 있음을 알려 주는 충분한 신호"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저주는 1967년 팔레스타인 영토를 점령한 것에서 시작됐다고 확신한다"며 "이스라엘은 군사적으로 강력해졌고, 절대적인 힘을 갖게 되면 뭐든 할 수 있다고 믿게 되는 유혹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프랑스와 영국 등이 팔레스타인 국가를 인정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같은 모호한 실체가 아니라 실질적 의무를 지닌 국가를 상대하게 되면 오히려 장점이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을 냈다.
다만 "무기가 없어야 하고 이스라엘에 대한 폭력을 주장하는 사람은 선거에 출마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도 전제했다.
이른바 '두 국가 해법'에 대해서는 "여전히 절박하게 헌신하고 있다"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 모두 정치적으로 성숙하게 행동해야 할 것이다. 다른 선택지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가 장기화하면서, 최근 가자지구에서는 기아와 영양실조로 인한 사망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해 국제사회는 물론 자국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앞서 지난달 28일 이스라엘 정책이 팔레스타인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기록하는 감시단체 '베첼렘'과 이스라엘 인권을 위한 의사회(PHRI) 등 이스라엘 인권 단체 2곳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집단학살을 저지르고 있다"는 입장을 처음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가자 보건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가자지구에서 최소 162명이 기아로 사망했다. 영양실조로 사망한 5세 미만 아동은 92명으로, 최근 들어 일일 단위 추가 사망자 보고가 이어지고 있다.
mau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