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굶겨죽이는 이스라엘 제재해야"…자국 규탄한 저명인사들
이스라엘 구호활동 통제에 가자지구 기아 심각…"24시간동안 14명 사망"
- 유채연 기자
(서울=뉴스1) 유채연 기자 = 이스라엘 전직 국회의장과 장관을 포함한 저명 인사들이 가자지구를 극심한 기아로 몰아넣고 있는 자국에 대해 국제사회가 제재를 가할 것을 촉구했다.
29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이들은 서한을 통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주민들을 굶겨 죽이고, 수백만 명의 팔레스타인인을 강제 추방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며 "국제사회는 이 잔혹한 사건을 끝내고 영구적인 휴전을 이행할 때까지 이스라엘에 치명적인 제재(crippling sanctions)를 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하마스가 가자지구 내 기아의 주된 이유이기에 유대인은 이번 인명 참사에 책임이 없다'는 주장을 받아들여선 안 된다"며 "음식, 물, 약과 전력을 차단하는 일, 특히 아동에게 영향을 미치는 행위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고 규탄했다.
서한에는 학계, 예술계, 언론계 등 다양한 부문의 인사 31명이 서명했다. 팔레스타인의 현실을 다룬 다큐멘터리 '노 어더 랜드'(No Other Land)로 올해 아카데미 상을 받은 유발 아브라함 감독을 포함해 미카엘 벤야이르 전 법무장관, 아브라함 부르그 전 국회의장 등도 이름을 올렸다.
이스라엘의 유엔 구호활동 차단 및 자체 배급소 운영 시작 이후 구호물자 배급이 원활하지 않아 기아로 인한 사망자가 늘고 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28일 이스라엘군의 유엔 구호활동 봉쇄 이후 최소 147명이 기아로 사망했으며, 최근 24시간 동안에만 14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구호품을 탈취하고 있다며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를 배제하고 미국과 이스라엘이 주도하는 가자인도주의재단(GHF)을 세워 5월 말부터 직접 구호품을 배급하고 있다.
그러나 배급소를 기존 400곳에서 4곳으로 줄이면서 주민들은 구호품을 받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장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것은 물론 극소수의 배급소에 주민들이 대거 몰리면서 통제에 나선 이스라엘군의 발포에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GHF가 활동을 개시한 후 2달간 식량을 구하려다 사망한 팔레스타인인은 500명을 넘었고 부상자는 4000여명에 달한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25일 "(가자지구에서) 영양실조가 급증하고 있으며 9만 명에 달하는 여성과 아동이 긴급 조치를 필요로 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8일 "TV에 나오는 팔레스타인 아이들이 몹시 배고파 보였다"며 가자지구에 '진짜 굶주림'이 있다고 처음 인정하기도 했다.
kit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