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가자지구서 세 명 중 한 명 며칠째 굶어…재앙에 직면할 듯"
가자전쟁 발발 후 아사자만 총 122명
이스라엘 '구호품 공중 투하' 허용…"무대응 감추려는 눈속임" 비판
-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통제하고 있는 가운데 가자지구에선 주민 세 명 중 한 명이 며칠 동안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BBC와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2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가자지궁에서) 영양실조가 급증하고 있으며 9만 명에 달하는 여성과 아동이 긴급한 치료를 필요로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WFP는 "식료품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주민들이 음식을 구하는 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식량 원조 뿐"이라며 "사람들이 인도적 지원 부족으로 죽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5월부터 9월 사이 약 47만 명이 유엔 식량안보단계 분류(IPC)에서 가장 심각한 단계인 재앙적 기아(catastrophic hunger)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경고했다.
가자지구에서의 기아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운영하는 보건부에 따르면, 이날 영양실조로 9명이 추가로 사망해 가자전쟁 발발 후 영양실조로 인한 누적 사망자는 122명으로 늘었다.
현재 가자지구에 대한 구호품 전달은 이스라엘의 통제 하에 이뤄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구호품을 탈취할 수 있다며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가 아닌 미국과 이스라엘이 주도하는 구호단체 가자인도주의재단(GHF)을 통해 구호품을 전달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가자지구에서 아사자가 늘어나면서 국제사회의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이스라엘은 이날 며칠 내 가자지구에 공중투하식 원조를 허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UAE)와 요르단이 구호품을 공중투하할 예정인 가운데 요르단 고위 관계자는 아직 이스라엘로부터 관련 허가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영국, 프랑스, 독일도 이날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인도주의적 참사를 즉각 끝내고 전쟁을 멈춰라"며 "이스라엘은 국제 인도법상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민간은을 상대로 필수적인 인도적 지원을 차단하는 것은 용납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필리프 라차리니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 사무총장은 이스라엘의 구호품 공중 투하 허용에 대해 "가장 비용이 많이 들고 비효율적인 방식"이라며 "정부의 무대응을 감추기 위한 눈속임"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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