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가자 봉쇄 장기화…중증 영양실조 아동 치료식 '바닥'
7월 상반기만 5000명 치료했는데…3000명분만 남아
유니세프 "조치 없으면 8월 중순 완전 고갈"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이스라엘군의 구호물자 봉쇄가 장기화하면서 가자지구 내 중증 영양실조 아동을 살리는 데 필요한 특수 치료식이 바닥나고 있다고 25일(현지시간) 로이터가 보도했다.
유니세프(UNICEF)에 따르면 현재 가자지구에 남은 고열량 치료식(RUTF·Ready-to-Use Therapeutic Food)은 영양실조 아동 3000명을 치료할 수 있는 분량이다. 유니세프가 7월 상반기 동안 치료한 가자지구 내 급성 영양실조 아동의 수는 5000여명에 이른다.
고열량 치료식은 우유 분말이 첨가된 땅콩 페이스트, 고열량 비스킷 등으로 영양 밀도가 높아 중증 영양실조 치료에 필수적이다.
살림 오와이스 유니세프 요르단 암만 사무소 대변인은 "아무 조치가 없을 경우 8월 중순에는 고열량 치료식이 고갈될 것"이라며 "아이들이 굶주림과 영양실조에 직면한 상황에서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우려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가자지구의 임산부와 5세 미만 아동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영양실조 예방 프로그램도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WHO 대변인은 "영양실조 치료 물자가 이미 대부분 소진됐고, 현재 시설에 남은 물자도 곧 고갈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 아동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의 글로벌 인도주의 정책 및 옹호 책임자 알렉산드라 사이에는 "유니세프 물자가 고갈되면 이를 기반으로 아동에게 치료식을 제공하던 세이브더칠드런과 다른 단체들까지도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3월부터 가자지구에 대해 물자 반입을 전면 차단했고, 이후 식량 비축분이 빠르게 고갈됐다. 지난 5월 이후 제한적으로 봉쇄 조치를 완화했지만 통제가 계속되고 있어, 의약품을 포함한 필수 물자 중 국제 구호 단체에 전달되는 것은 극히 일부 수준이다.
이스라엘은 구호물자 유입은 허용하겠다면서도 "하마스에 물자가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통제가 불가피하다"며 "전쟁 중에도 식량이 충분히 가자지구로 들어갔고, 가자 주민들이 고통받는 것은 하마스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유니세프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이달 중순까지 급성 영양실조로 입원한 아동은 모두 2만 504명이고, 이 중 3247명은 중증 급성 영양실조였다. 이는 올 1분기 대비 3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중증 급성 영양실조는 사망 위험이 매우 높다. 살아남더라도 장기적인 신체·인지 발달 지연을 초래할 수도 있다.
또 지난 24일 기준 가자지구에서 영양실조로 사망한 5세 미만 아동은 21명이다. 가자지구 내 기아로 인한 공식 사망자 수는 총 113명으로, 대부분이 최근 몇 주 사이 숨졌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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