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진마저 굶어 죽을 위기"…AFP 기자협회, 가자지구 해법 호소

"극심한 굶주림에 취재 어려워…월급 받아도 쓸모 없어"

기근 사태에 항의하기 위해 모인 가자지구의 취재진과 시위대. 2025.07.19 ⓒ AFP=뉴스1 ⓒ News1 이지예 객원기자

(런던=뉴스1) 이지예 객원기자 = 세계 3대 뉴스통신사 중 하나인 프랑스 AFP통신의 기자협회가 팔레스타인 자치구 가자지구에서 취재진마저 아사 위기에 놓였다며 분쟁 해결을 호소했다.

AFP통신 기자협회는 21일(현지시간) 엑스(X)를 통해 성명을 내고 가자지구에 들어간 많은 기자가 극심한 굶주림으로 더 이상 업무를 수행하기 어려운 지경이라고 밝혔다.

협회는 "1944년 8월 AFP 창간 이래 분쟁에서 기자들을 잃거나 부상자와 포로가 발생하기도 했지만 어느 누구도 동료가 굶어 죽는 것을 본 적은 없다"며 "우리는 그들이 죽는 걸 보고 싶지 않다"고 했다.

AFP통신은 미국 AP통신, 영국 로이터통신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뉴스 통신사로 통한다.

협회는 기자들이 월급을 받아도 가자지구 안에서 살 수 있는 물건이 없다며, 생필품이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에 팔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연료가 부족해 취재 차량을 보유할 수 없고, 가능하다 해도 차량 이동 시 이스라엘군의 목표물이 될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AFP통신 소속 사진작가인 바샤르 탈레브(30)는 "몸이 말라서 걸을 수조차 없다. 더 이상 취재할 힘이 없다"고 토로했다.

기자들은 가자지구 주민들과 마찬가지로 이스라엘 공습을 피해 피란민 캠프를 옮겨다니며 열악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협회는 가자지구 내 기자들이 현지 상황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용기 있게 헌신해 왔다며 "언제라도 이들의 사망 소식을 듣게 될까 봐 두렵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박멸을 위해 가자지구 군사작전을 진행하면서 일대를 봉쇄하고 식량·의약품 등 구호물자 유입까지 차단했다.

국제사회는 가자지구 휴전과 인도적 지원 허용을 거듭 촉구했지만 이스라엘은 오히려 군사작전을 확대하고 있다.

ez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