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특사 "이스라엘이 군사행동 중단하도록 강제할 수 없어"
레바논 안보 보증 요구에 우회적으로 거절 의사
"미국은 이스라엘에 강요할 위치 아냐…영향력 사용할 뿐"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은 이스라엘에 그 어떤 일도 강요할 수 없다고 토머스 배럭 미국 시리아 특사가 21일(현지시간) 밝혔다.
지난 6월 미국은 레바논 측에 평화를 위한 일종의 로드맵을 제안했다. 레바논이 자국 내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를 4개월 내에 완전히 무장 해제하는 대가로, 이스라엘이 레바논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고 레바논 남부 점령지에서 철군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였다.
이 로드맵에는 레바논의 경제 개혁과 시리아와의 관계 개선 방안도 포함됐었다.
이에 레바논은 미국에 안보 보증을 요청했다. 헤즈볼라가 먼저 무기를 내려놓으면 이스라엘이 약속대로 군대를 완전히 철수하고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도록 미국이 보장해달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날 배럭 특사는 나와프 살람 레바논 총리와 면담한 뒤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이스라엘에 그 어떤 것도 강요할 위치에 있지 않다"며 "미국이 할 수 있는 것은 평화적 해결을 위해 영향력을 사용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배럭 특사는 미국이 레바논에 헤즈볼라 무장 해제를 강요하거나, 헤즈볼라가 무장 해제되지 않을 경우 레바논 당국자들을 제재할 계획도 없다며 "어떠한 불이익도, 어떠한 위협도, 어떠한 채찍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헤즈볼라 무장 해제는 레바논이 주권적으로 결정할 내부 문제라는 게 그의 입장이다. 미국이 중재자 역할을 하되 결과에 대한 책임은 레바논 정부에 맡기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랜 고문인 배럭 특사는 튀르키예 주재 미국 대사 겸 시리아 특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지난해 11월 미국의 중재로 휴전 협정을 체결했다. 하지만 양측은 서로 휴전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계속해서 맞서 왔다.
레바논 측은 이스라엘이 국경 지대의 최소 5개 거점에서 철수하지 않았으며, 헤즈볼라 대원과 무기고에 대한 공습을 지속하며 휴전을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가 레바논 남부에서 세력 재건을 시도하며 휴전을 위반했다고 반박한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의 재무장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레바논에 대한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pasta@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