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이란 핵시설 파괴 원했나?…"진짜 이유는 정권 교체"
"정권 교체 염두에 두고 민간인 피해 없이 이란군 고위층 타격"
"정권교체는 비현실적"이 중론…현 정권 무너져도 후임은 더 강경할 수도
-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이스라엘이 지난 13일(현지시간) 이란을 공격한 이후 양국 간 교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이스라엘의 목적이 이란의 핵 시설 파괴가 아닌 이란의 정권 교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이란 내부의 상황을 잘 알지 못한 상태의 헛꿈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14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공격 이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영상 메시지에서 이란 국민들을 향해 "50년 가까이 여러분을 억압해 온 이슬람 정권은 우리 국가인 이스라엘을 파괴하려 위협하고 있다"며 이번 공격은 이란 국민들이 "일어나 목소리를 낼 기회"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조지 W 부시 행정부 백악관에서 근무했던 워싱턴 중동 정책 연구소 소속의 마이클 싱 선임연구원은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이유 중 하나는 정권 교체를 원하기 때문"이라며 "이스라엘은 이란 국민이 저항하기를 바란다"고 분석했다. 또 이스라엘의 초기 공격에서 민간인 피해가 제한적이었던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이 이란 혁명수비대 총사령관 등 군 고위층을 표적으로 삼은 것 또한 이란 정권을 약화하려는 목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시마 샤인 이스라엘 국가안보연구원 연구원은 13일 이스라엘이 제거한 이란군 인사들이 "매우 중요하고 경험이 풍부한 인물들로 정권의 안정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이스라엘이 정권 교체를 선호한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스카이뉴스는 이란의 정권 교체가 "단순한 희망적 사고 이상"이라며 이란의 경제난, 에너지 부족 등을 이유로 "이란 9000만 인구의 다수는 환멸을 느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이란 정권 교체는 물론 이란의 핵 능력 제거부터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이란의 핵 시설이 전국에 분산되어 있으며 지하 깊숙이 매설되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스라엘 정부 또한 이란 핵 시설 파괴가 비현실적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이스라엘의 자치 하네그비 국가안보보좌관은 이스라엘의 채널 13 TV에 출연해 "군사적 수단으로 핵 프로그램을 파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털어놓았다.
샤인 연구원도 "미국의 도움 없이 단독으로 핵 프로그램을 완전히 파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의 정권 교체 또한 이란 국민들의 이스라엘에 대한 적대감이 높은 상황에서 현실과 동떨어진 목표이며, 정권 교체에 성공하더라도 그 후계자가 이스라엘에 더 강경한 태도를 보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싱 연구원은 이란에서 반체제 세력이 결집하는 데 필요한 조건을 아무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의 조너선 패니코프 연구원은 "수년간 이스라엘의 많은 사람들은 이란의 정권 교체가 새로운 더 나은 시대를 가져올 것이라며 현재의 신정 체제보다 더 나쁜 것은 없다고 주장해 왔다"면서 "하지만 역사는 항상 더 나쁜 상황이 올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gw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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