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에 축출됐던 신베트 국장, 결국 사임 발표…"책임 통감"

네타냐후 측근 수사에 눈엣가시 신세…지난달 해임
법원 제동으로 해임안 중단…"네타냐후, 지도자로서 책임 져야"

데이비드 바르네아 이스라엘 대외첩보기관 모사드 부장(오른쪽)과 로넨 바르 국내안전부(신벳·Shin Bet) 장관이 13일(현지시간) 예루살렘 마운트 헤르즐 군 묘지에서 열린 현충일 기념식에 나란히 앉아있다. 2024.05.13 ⓒ AFP=뉴스1 ⓒ News1 정지윤기자
로넨 바르 이스라엘 신베트(Shin Bet) 국장이 13일(현지시간) 예루살렘 마운트 헤르즐 군 묘지에서 열리는 현충일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4.05.13 ⓒ AFP=뉴스1 ⓒ News1 정지윤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축출을 시도했던 이스라엘 정보기관 신베트의 로넨 바르 국장이 사임을 발표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바르 국장은 28일(현지시간) 전사한 신베트 대원들을 기리는 추모행사에 참석해 "정식 후임자를 임명하고 업무를 인수인계하기 위해 35년간의 봉사 끝에 2025년 6월 15일자로 제 역할을 마친다"고 밝혔다.

바르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이 발발했던 2023년 10월 7일 신베트가 미리 경보를 발령하지 못한 점에 대해 책임지고 물러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신베트에 안일함은 없었다"며 "반대로 하마스의 위협을 인식하고 이를 다루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만이 있었다"고 말했다.

바르 국장은 네타냐후 총리의 측근을 수사했다는 이유로 총리의 신임을 잃어 지난달 21일 해임됐다. 그러나 대법원이 바르의 해임안을 동결하는 가처분 결정을 내려 결국 중단됐다.

바르 국장은 자신이 해임된 건 총리의 개인적이고 제도적인 이해와 부딪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신베트는 최근 네타냐후 총리와 측근들이 카타르에서 총 6500만 달러(약 950억 원)를 수수했다는 의혹을 수사해 왔다.

바르는 이날 자신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과 관련해 "실제로 책임을 진다는 건 개인적으로나 지도자로서의 모범과 뗄 수 없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러한 책임 없이는 지도자로서의 정당성을 가질 수 없다"고 네타냐후 총리를 겨냥해 비판했다.

그러면서 "모든 신베트의 수장들이 정부 정책과 공익을 위해 독립적이고 자유롭게 자신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호를 받아야 한다"며 "신뢰와 충성을 구분하는 명확한 선을 긋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진행 중인 소송이 "내 개인적인 사건에 관한 것이 아니라 미래 신베트 수장들의 자주성에 관한 것"이라며 "앞으로 이 사건에 대해 고등법원과 계속 협력할 용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달 바르 국장의 후임으로 엘리 샤르비트 해군 중장을 임명한 상태다. 샤르비트 중장은 6월 바르 국장이 물러난 이후 차기 국장 자리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stopy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