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일만에 다시 찾은 아기…가자 병원서 구출된 조산아 가족 품으로
돌아가는 길 막혔는데 통신 두절…"아기 살아 있다는 희망 잃어가"
이스라엘군 대피명령에 조산아 31명 남부로 이송…8명은 끝내 숨져
-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다시 살아있음을 느꼈어요. 아기가 안전하게 보호받고 있다는 사실에 하나님께 감사했습니다"
가자지구 남부 라파의 모 병원 신생아실에서 명단을 미친 듯이 뒤지던 스베타(32)는 아들 아나스의 이름을 발견하고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흰색 포대기에 감싼 아기를 바라보며 그제야 안도한 듯 미소 지었다. 45일 만에 되찾은 웃음이었다.
로이터통신은 22일(현지시간) 일곱 자녀와 함께 가자지구 북부에서 남부 칸 유니스로 피난한 스베타 가족의 상봉기를 전했다.
스베타 부부가 아나스와 떨어지게 된 것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사이에 발생한 전쟁 때문이었다. 가족들은 생후 알시파 병원에서 치료 중이던 아나스를 두고 가자시티에서 남부로 떠나야만 했다.
스베타는 "알시파 병원에서 아기를 데리러 오라는 연락이 왔지만 돌아가기는 어려웠다. 가자시티를 나가는 길은 열려 있었지만 돌아가는 길은 폐쇄됐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던 중 지난 18일 이스라엘군이 알시파 병원에서 하마스의 지하 시설이 발견됐다며 갑작스럽게 대피 명령을 내리자 상황은 더 급박하게 돌아갔다. 아나스의 소식이 끊어진 것도 이때부터다.
스베타는 "아기에 대해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살았는지 죽었는지, 누군가 아기에게 우유를 주고 있는지도…아기가 살아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희망을 잃어가고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가자지구는 연료 고갈 및 통신망 두절로 정확한 정보를 얻기 더욱 어려운 상황이었다.
다행히도 아나스는 세계보건기구(WHO)와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의 도움으로 다른 30명의 조산아와 함께 목숨을 건졌다. 이후 라파의 한 병원으로 이송돼 가까스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당초 구출된 조산아들은 이집트로 옮겨질 예정이었으나 아나스를 포함한 3명은 가자지구에 남았다.
스베타는 아나스와 함께 이집트로 대피하면 추가로 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제안을 받았지만 차마 남편에게 다른 아이들을 남겨 두고 떠날 수 없었다. 그는 "(남편은) 아이들을 돌볼 수 없을 것"이라며 "제안을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한편 이스라엘군의 대피령 발령 당시 알시파 병원에 남아 있던 조산아는 총 39명. 이 중 8명은 세상에 나오자마자 별이 됐다.
realkwo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