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프도 웨이터도 수감자…만델라 복역 교도소 식당 인기
악명높은 폴스모어 교도소, 대중 상대로 식당 영업 개시
- 배상은 기자
(서울=뉴스1) 배상은 기자 = 남아프리카공화국 수도 케이프타운은 다양한 종류의 식당들이 많기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즐비한 식당들 가운데서도 유독 가장 이상한 곳으로 꼽히는 곳이 있다.
세계 인권과 화해의 상징인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이 한 때 복역하기도 했던 폴스모어 교도소가 그곳이다.
AFP통신은 30일(현지시간) 세계에서 가장 악명 높은 교도소 가운데 한 곳이었던 케이프타운 폴스모어 교도소가 최근 대중을 상대로 식당 영업을 개시했다고 보도했다.
이 곳은 만델라 전 대통령이 총 27년간의 수감생활 대부분을 보내고 현재는 박물관이 된 로벤섬에 비하면 매력이 떨어질 수도 있으나 이색적인 취향의 관광객들의 발길은 끊어지지 않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식당에서 음식을 나르는 웨이터와 주방 직원의 대부분은 복역중인 수감자들이다.
폴스모어 교도소는 만델라 전 대통령이 1982년부터 1988년까지 약 6년간 복역한 곳 뿐만 아니라 폭력 조직에 관리되는 비위생적이고 과밀한 감방 상황으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이번에 문을 연 폴스모어 식당은 기자가 방문했을 당시 거의 황폐할만큼이나 먼지 하나 없을 정도로 깨끗했다고 AFP는 전했다.
아내와 함께 자주 이 식당을 찾는다는 사업가 아놀드 대니얼스(57)도 "서비스도 친절할 뿐 아니라 음식도 훌륭하고 값도 매우 싸 정기적으로 방문하고 있다"면서 "우리 근처에 죄수들이 있긴 하지만 그들은 우리를 괴롭히지 않는다. 전혀 이상하지 않고 어떤 위협도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총 30석 규모의 이 식당은 화려하진 않지만 매우 높은 수준의 보안을 자랑하며, 유선방송을 통해 제공된 팝음악을 들으며 식사할 수도 있다.
오렌지색 죄수복 위로 앞치마를 두른 웨이터는 AFP 기자에 절도 혐의로 4년형을 받고 복역중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7개월이면 형을 마친다는 그는 "석방 후에도 이런 서비스업 직종에서 일자리를 찾고 싶다"며 현재 식당일이 앞으로 구직에 매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차량 탈취 혐의로 5년형을 받은 수감자인 주방장도 "이 식당은 교도소에서 가질수 있는 최고의 직장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러나 악명 높은 교도소의 과밀 수용 문제는 식당 영업과 별개로 아직도 여전하다. 폴스모어 교도소에는 현재 약 8000명이 수감중이며 이는 수용 가능 인원의 2배에 육박하는 규모다.
작년에는 최소 1명의 수감자가 쥐에 의해 전염되는 렙토스피라증에 걸려 사망하기도 했는데, 만델라 전 대통령도 이 곳에서 결핵에 감염된 바 있다.
폴스모어 식당의 영업은 오후 2시면 끝난다. 손님들이 식사를 마치고 빠지면 '웨이터와 셰프'들은 정리 후 다시 감옥으로 되돌아가고 다음날 아침식사 준비때까지 나올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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