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항공 추락 둘러싼 의혹…4가지 시나리오
- 손미혜 기자

(서울=뉴스1) 손미혜 기자 = 19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를 출발해 이집트 카이로로 향하던 중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이집트 항공 소속 MS804편의 행방과 추락원인을 둘러싸고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이집트와 그리스 당국은 현재 여객기 추락 지점으로 의심되는 지중해 남부 해역에서 합동으로 수색 작전을 진행 중이며 프랑스와 미국도 이에 동참했다.
현재 MS804편의 추락 원인이 테러로 좁혀지고 있지만 아흐메드 압델 이집트항공 부회장은 기술적 결함, 테러 공격, 조종사 과실 등을 포함해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두고 조사를 진행중이라고 CNN에 밝혔다.
이집트항공 추락 원인의 4가지 시나리오를 정리해봤다. 다만 지중해 동부 날씨가 맑았던 점을 바탕으로 기상악화는 배제됐다.
◇시나리오1: 밀반입된 폭탄
전문가들은 우선 테러 가능성을 가장 높이 점치고 있다. 샤리프 파티 이집트 항공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여객기 추락에 대해 기술적인 결함보다는 기내 돌발행동이나 테러에 의해 추락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마이클 매콜(공화·텍사스) 미국 하원 국토안보위원장도 "사고기 블랙박스가 회수·복원되기 전까지 조사단이 확정할 수 있는 것은 없다"면서도 "초기 증거가 테러공격의 가능성을 암시하며 기내에 폭탄이 설치됐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는 상황에 기반을 둔 판단으로 구체적인 증거는 없는 상황이다. 아직까지 공격의 배후를 주장한 단체도 없으며, 추락기에 대한 위협도 없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31일 시나이반도 상공에서 추락한 이집트 코갈림아비아항공 여객기 7K9268편도 수니파 급진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에 의한 폭탄테러가 원인이었다.
미국 테러대응센터는 "예멘에서 시리아, 동부 아프리카로 향하는 테러집단들이 여객기 폭탄 반입 방법을 지속적으로 고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발도상국의 많은 공항에서 최첨단 장비 도입이 지체되거나 정밀한 훈련을 제대로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시나리오2: 내부 조력자 위협
코갈림아비아항공 여객기 추락 때와 마찬가지로 항공사나 공항 직원이 폭탄 밀반입에 가담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 테러대응센터는 테러조직이 공항 내부에서 조력자를 구해 검문소에서의 엄격한 보안검사를 피하고 엑스레이 검사를 면제받을 수 있다고 봤다. 매콜 위원장도 "최상의 보안기술을 갖추고 있다 하더라도 부패나 뇌물수수, 또는 급진화된 조력자의 위협이 있다면 두려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추락기는 18일 밤 파리 샤를드골 공항에서 카이로로 출발하기 전 24시간 내에 에리트레아, 튀니지 등에 기착했다.
프랑스 내무부는 2004년 보고서에서 이미 샤를드골 공항 직원들의 급진화 경향을 경고한 전례가 있다. 당시 내무부는 "일부 급진 이슬람에 빠진 무슬림 직원들이 공항 내부에 불법 기도장소를 마련하고 있다"며 이들 중 일부는 검문소 너머의 '에어사이드'까지 접근할 권한을 지니고 있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모든 기간제 직원들을 감시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시나리오3: 기술적 결함
이집트항공 조사단은 조종사의 과실이나 기술적 결함 가능성도 동일하게 고려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에서 파리로 향하던 2009년 6월 에어프랑스 AF447편의 대서양 추락도 데이터 오류로 인한 조종사 대응 실패가 원인이었다.
다만 이번에 추락한 A320기는 2003년에 제작된 최신 항공기로 누적 항공시간은 4만8000시간 정도였다. 일반적인 A320 수명이 30~40년인 것을 고려할 때 기체 결함이 발생했을 가능성은 낮게 추정된다.
더욱이, A320은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중거리 기종으로서 뛰어난 안전기록을 갖고 있으며, 전세계에서 30초마다 한대씩 이륙하거나 착륙하고 있다.
◇시나리오4: 조종사 과실
추락 여객기 기장 모하메드 사이드 알리 알리 샤키르는 6275시간의 비행경력을 갖춘 베테랑으로, 이중 2100여시간은 추락기와 같은 에어버스 A320을 통해 쌓았다. 부기장 모하메드 아흐메드 맘도우 아흐메드 아셈의 비행경력도 2766시간이다.
다만 정보오류 등 돌발상황에 조종사가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특히 이미 현대적인 자동조절판, 자동조종장치 체제에 익숙해진 조종사들은 단순한 오류가 발생해도 복잡한 처리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수 있다. 2013년 샌프란시스코 공항으로 향하던 아시아나 여객기 불시착이 대표적인 사건이다.
지난해 3월 추락한 저먼윙스 여객기 사고처럼 조종사 본인의 의도적인 추락도 있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떠나 독일 뒤셀도르프로 향하던 저먼윙스 항공 4U9525편은 평소 우울증을 앓고 있던 안드레아스 부비츠 부기장이 기장이 자리를 비운 틈을 타 고의로 기체를 추락한 것으로 밝혀졌다.
AFP통신에 따르면 장 마르크 에로 프랑스 외무장관은 20일 "이집트항공 여객편 추락원인을 나타내는 어떤 징후도 발견되지 않았다"며 "모든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으며 특정 한가지 원인을 추정하고 있지 않다"고 테러가능성에 다소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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