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하지 순례마저 가로막은 사우디…갈등 '첨예화'
- 정이나 기자

(서울=뉴스1) 정이나 기자 = 이란이 올해 하지(Hajj·이슬람 정기 성지순례 기간)에 이란인 순례자들의 사우디 방문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란과 사우디는 1월 수교단절 후 이란 국민들의 사우디 메카 방문을 두고 논의를 벌여왔지만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하게 된 것이다.
지난 1월 사우디가 시아파 고위 성직자인 셰이크 님르 바크르 알님르를 처형하면서 분노한 이란 시위대가 사우디 대사관을 공격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우디와 이란은 이후 외교관계를 단절하는 등 양국관계가 경색국면을 맞았다.
수교단절로 인해 양국 주재 대사관들이 폐쇄되면서 현재 이란인들에 대한 사우디 비자는 발급되지 않고 있다.
이에 이란은 하지 기간 이란인들의 사우디 방문이 이뤄질 수 있도록 지난달 사우디에 협상단을 파견하고 관련방안을 논의했지만 비자발급 등의 문제가 결국 해결되지 못했다.
알리 자나티 이란 문화부 장관은 "합의점을 찾지 못했으며 이젠 너무 늦었다. 파괴행위를 하고 있는건 사우디"라고 비난했다.
자나티 장관은 "사우디 측 태도는 매우 무성의하고 부적절했다. 비자 발급이나 교통, 순례자들의 안전에 대해 우리가 제안한 것들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사우디는 우리 순례자들이 비자신청을 하려면 다른 나라로 가야 한다는 입장만 밝혔다"고 말했다.
이란은 자국민에 대한 비자발급이 사우디 이익대표부 역할을 하고 있는 주이란 스위스 대사관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슬람 최대 연례행사인 '하지'는 전세계 15억 무슬림들이 죽기 전 반드시 마쳐야하는 5가지 의무중 하나다. 사우디 메카의 카바 신전에 있는 성스러운 돌에 입을 맞추고 주위를 7바퀴 도는 것으로 시작돼 미나에서 하루를 머무는 것으로 이어진다.
지난해 9월 하지 기간에는 메카 인근 미나에서 대형 압사 사고가 발생해 2000여명이 사망했다. 이란인이 가장 많이 사망했으며 총 464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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