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다드에 나타난 이란 장성…미국 '대략 난감'

이란 혁명수비대 쿠더스사령관 카심 술라이마니 현지지휘
美 "종파 갈등 심화시킬까 우려"

© AFP=News1

(서울=뉴스1) 이준규 기자 = 수니파 급진 무장세력의 공격을 받고 있는 이라크 시아파 정부를 돕기위해 이란 장성이 현지 지휘에 나서며 미국이 미묘한 입장에 처했다.

2011년 미군이 철수하며 세운 친미 이라크 정부의 위기에 이를 지원해야할 상황이지만 서로 적대적인 이란과의 '협력'이 부담스러운 때문이다. 특히 이슬람 수니- 시아파간의 종파분쟁으로 변질된 이라크사태에서 자칫 시아파를 돕는다는 인상은 수니파 위주인 사우디아라비아 등 동맹국과의 관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뉴욕타임스는 16일(현지시간) 미국 행정부 관료를 인용해 이라크 혁명수비대 정예부대인 쿠드스의 수장 카심 술라이마니 사령관이 최근 바그다드를 찾았다고 보도했다.

술라이마니 사령관은 이라크 지도부를 만나 수니파 무장세력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ISIS)'의 공격에 대처할 방안을 논의했다.

술라이마니 사령관은 이어 이라크 군의 방어 태세를 점검하고 시아파 성지인 나자프와 카르발라도 방문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이란이 지원하는 시아파 무장세력의 지도자들과도 만나 반격 계획을 함께 검토하는 한편 추가적인 지원방안도 논의했다.

이란 혁명수비대의 핵심 인사 중 한 명인 술라이마니 사령관은 이란 혁명수비대내 비밀조직과도 같은 쿠드스부대를 이끌며 그간 다양한 국외 군사작전을 이끈 바 있다.

2000년대 중반에는 이라크 내에서 미군에 대항하는 시아파 무장세력을 조직하기도 했다. 이들 조직은 이후 종파 간 유혈사태를 일으켜 지금의 수니-시아파간의 갈등을 키웠다.

최근에는 같은 시아파인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을 도와 ISIL 등 수니파 반군과의 전투에 참전했다.

지난 10일 ISIL이 시리아 국경을 넘어 이라크 제 2의 도시 모술을 공격하자 이 공방전에도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쿠드스군은 이라크군, 쿠르드족과 함께 ISIL에 맞서 싸웠으며 이 과정에서 쿠드스군 1명이 사망했다.

이란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미국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미 행정부 관계자는 시아파인 이란 장성이 이라크내에서 시아파를 돕는 것이 이미 종파 간 갈등이 극에 치달은 이라크의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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