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싸우는 브라질, 자국주재 美대사 아그레망 지연 중"

로이터 보도…"브라질, 美측의 일방적 대사 지명에 분노"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 위치한 미국 대사관 입구. 2026.03.18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관세와 내정 간섭 등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마찰을 빚은 브라질 정부가 자국 주재 미국 대사에 대한 '아그레망'(외교 사절에 대한 주재국의 사전 동의) 발급을 지연시키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30일(현지시간) 4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월 1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의 측근인 다니엘 페레스 플로리다주 하원의원을 주브라질 대사로 지명했다.

두 명의 소식통은 지명이 브라질의 아그레망 전 일방적으로 이뤄졌고, 브라질 당국자들은 이를 의전을 무시한 무례한 행위로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현재 페레스는 상원 인사청문회를 거쳐 본회의 인준안 표결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인준되더라도 아그레망 없이는 공식 부임할 수 없다.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은 브라질의 의도적인 지연 전술로 해석되는 상황에 대해 점점 더 짜증을 내고 있다고 두 소식통은 전했다. 이 중 한 소식통은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트럼프 행정부가 빠르면 31일 브라질을 제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브라질 당국자는 표준 절차에 따르고 있다면서도 오는 10월 4일 브라질 대선 전까지는 아그레망이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 당국자는 "아그레망을 승인하지 않겠다는 뜻은 아니지만, 기한은 정해져 있지 않다"며 "적절한 시기를 결정하는 것은 주재국의 몫"이라고 말했다.

아그레망 지연에 대해 국무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에서 미국 국민과 국익을 대표할 인물을 결정할 권한을 갖고 있다"며 "우리는 외국이 우리의 국내 절차에 간섭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거부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과 친분이 깊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의 쿠데타 모의 사건을 담당하는 브라질 대법관을 제재하고 브라질 상품에 50%의 관세를 부과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이달에도 무역법 제301조에 따른 불공정 무역 관행 조사를 벌여 브라질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이와 별도로 같은 무역법 301조에 따른 12.5%의 '강제노동 관세'도 부과했다.

10월 대선에 다시 출마하는 룰라 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의 내정 간섭이라고 맞서며 대선에서 '국가 주권' 수호를 내세우고 있다. 그는 여론조사에서 상대 후보이자 보우소나루의 아들인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을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