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 딸' 후지모리, 페루 대통령 취임…중남미 우경화 확대

親트럼프 성향 분류…우파 중남미 연합 '미주의 방패' 관심
여당, 의회 과반 의석 차지 실패…"허니문 없을 것" 전망

게이코 후지모리 페루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페루 리마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취임식 후 손을 흔들고 있다. 후지모리 대통령은 1990~2000년 페루를 통치한 고(故)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딸이다. 2026.07.28.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페루 대통령의 딸 게이코 후지모리(51)가 28일(현지시간) 페루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우파 성향의 후지모리가 페루 역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 자리에 오르면서, 아르헨티나·칠레·에콰도르·볼리비아·파나마 등에 뒤이어 페루에서도 중남미 지역의 우경화 흐름이 확대되는 모양새다.

로이터에 따르면, 후지모리는 이날 페루 리마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취임식 일성을 통해 "저는 통치에 필요한 단호함과 함께, 우리 국민의 상처에 귀 기울이고 이를 치유하는 데 필요한 섬세함도 갖고 취임한다"고 말했다.

후지모리는 1990~2000년 페루를 통치한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딸이다.

알베르토 후지모리는 마오주의 반군을 진압하고 초인플레이션을 잡았다는 평가를 받지만, 1992년 친위 쿠데타를 일으켜 독재자로 집권하다 2000년 탄핵당했다.

그는 집권 당시 자행한 인권 침해 혐의로 징역 25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2023년 사면됐고 이듬해 사망했다.

후지모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르헨티나와 코스타리카, 에콰도르를 비롯해 친(親)트럼프 우파 성향의 중남미 16개국과 함께 출범시킨 '미주의 방패'(Shield of the Americas) 참여에 관심을 보이는 등, 친트럼프 성향으로 분류된다.

이날 후지모리의 취임식에는 크리스토퍼 랜도 미 국무부 부장관,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안토니오 카스트 칠레 대통령, 로드리고 파스 볼리비아 대통령 등도 참석했다.

한편 후지모리가 이끄는 여당 '민중의 힘'(Fuerza Popular)은 30년 만에 양원제로 복귀한 의회에서 원내 제1당이 될 것으로 예상되나 과반 의석을 차지하는 데 실패했다.

지난 26일 의회 구성 투표에서 후지모리 측 여권 연합이 상원 의장직을 확보했으나, 하원 의장은 야권이 차지했다.

페루의 정치 분석가이자 독립 비즈니스 컨설턴트인 제프리 라진스키는 "허니문 기간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후지모리 대통령은 자신을 불신하는 광범위한 국민의 신뢰를 구축하는 동시에 높은 기대치도 충족시켜야 한다"고 내다봤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