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 강진' 생존자 잇단 구조…"당국 늑장에 구조 차질" 비난도

유엔 "구조팀 39개 파견…탐지견 111마리·초소형 드론 동원"
정부 당국 피해 지역 접근 제한에 자원봉사·구조대 활동 지연

미 해병대 헬기가 28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라과이라주 카라바예다의 지진 피해 지역 상공을 날고 있다. 2026.06.28. ⓒ AFP=뉴스1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베네수엘라를 강타한 연쇄 강진 이후 생존자들을 극적으로 구조했다는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골든 타임'인 72시간이 지나고 여전히 5만 명이 실종된 것으로 추정되는 상황에서 정부 당국의 비효율적인 대응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져만 가고 있다.

28일(현지시간) BBC·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이날 베네수엘라 라과이라주의 해안 도시 카라바예다에서 프랑스와 미국에서 파견된 국제 구조대가 아버지와 10대 아들을 구조했다.

전날(27일)에도 카라바예다에서 모이세스라는 이름의 11세 소년이 가까스로 구조됐다. 그러나 모이세스의 어머니와 여자 형제는 곁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콜롬비아 국가재난위험관리본부(UNGRD)는 모이세스가 약 3m 깊이의 잔해 아래 묻혀 있었으며, 구조대원들이 그에게 접근하기 위해 6시간에 걸쳐 고정밀 작업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톰 플레처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사무차장은 27일 기준 전 세계에서 각 50~100명의 구조대원으로 구성된 수색·구조팀 39개가 베네수엘라로 파견됐다고 밝혔다. 탐지견 111마리와 의료팀, '바퀴벌레 드론'이라 불리는 초소형 드론도 파견됐다.

그러나 두 차례의 연쇄 강진 이후로도 여진이 이어지면서 구조 활동은 난항을 겪고 있다.

여기에 베네수엘라 정부의 늑장 대응도 비판받고 있다. 당국이 자원봉사자들의 재난 현장 접근을 제한하고, 관료주의적 절차로 인해 구급대원과 소방관, 해외 구조팀의 활동이 지연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시민은 BBC에 "정부가 피해 지역 접근을 제한하고 도로를 폐쇄함으로써 오히려 구조 활동을 방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콜롬비아 메데인의 페데리코 구티에레스 시장은 메데인에서 파견된 소방관들이 베네수엘라 공항 당국으로 인해 몇 시간이나 발이 묶였다고 밝혔다.

스페인의 한 자원봉사 단체도 베네수엘라 당국으로부터 인증을 받기 위해 스페인의 공항에서 이틀간 기다린 끝에 결국 해산했다고 전했다.

또 타과라레나, 카리베 등 이번 지진으로 특히 피해가 컸던 라과이라주의 일부 도시에서는 잔해 제거 작업이 시작되지조차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카라바예다에서 시누이와 어린 조카들을 비롯해 총 6명의 실종 가족을 찾고 있는 하네트 노리에가는 "구조 활동이 전무했다. 아무 계획 없이, 완전한 혼돈 상태"라고 토로했다.

베네수엘라 정부에 따르면 이날까지 사망자는 1450명, 부상자는 3150명, 이재민이 1만 2721명으로 집계됐다. 유엔은 현재까지 약 5만명이 실종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