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카스 영안실 포화"…베네수 지진 사망자 급증에 대응 한계
가족 시신 들고 병원 몰린 시민들…"영안실 상태 끔찍해"
정부 늑장 대응에 불만 고조…자원봉사자 도움으로 버텨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베네수엘라를 강타한 연쇄 강진이 발생한 지 4일 만인 28일(현지시간)까지 사망자가 1450명으로 늘면서 수도 카라카스의 영안실이 포화 상태에 처하는 등 당국이 후속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전국장례업협회 전 회장 에드가르 에르난데스는 전국 장례 업체들이 재난 대응에 나선 업체들을 지원하는 한편 200개 이상의 관과 시신 운반용 백을 포함한 물품을 기증했다고 밝혔다.
에르난데스는 "많은 사람이 시신을 수습해 개인 차량으로 (카라타스 남동부) 벨로 몬테로 옮겼다"며 "비상사태로 인해 완전히 마비된 라과이라의 영안실보다 덜 혼잡하고 접근하기 쉽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벨로 몬테의 한 영안실에서 자원봉사 중인 심리학과 학생 카밀라 로드리게스는 "거리 전체가 숨진 가족을 데려오는 학생들로 가득 찼다"고 전했다.
이번 지진으로 부모님과 남자 형제를 한꺼번에 잃은 마르호리 세데뇨 역시 영안실의 분위기를 두고 "안쪽은 끔찍하다"며 "얼마나 포화 상태인지 상상할 수 없을 것이다. 누구도 겪지 않았으면 하는 일이다. 상상할 수 없는 비극이다"라고 말했다.
건물 관리인으로 일하던 마르호리의 부모님은 카라카스 북쪽 엘 아빌라의 고급 주택 단지 로스 팔로스 그란데스에서 4층까리 건물이 붕괴했을 때 잔해에 갇혔다.
부모님의 생사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며, 부모님을 구하기 위해 건물로 들어섰던 남동생 호세 루이스(44)와 그의 친구의 사망 사실만이 확인됐다.
베네수엘라 당국은 소셜미디어에 생존자 구조 장면을 게시하는 등 후속 대응에 성실히 임하고 있음을 강조하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대통령은 전날(27일) 11세 소년을 비롯해 33명의 생존자를 구조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정부의 늦은 대응에 지치고 분노한 시민들은 싸늘한 시선만을 보내고 있다. 로드리게스 대통령은 카라카스의 피해 지역을 시찰하던 중 주민들로부터 야유를 받기도 했다. 한 시민은 "정부는 국민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당국의 늑장 행보는 지진 피해자들에게 물과 커피, 심리 상담을 제공하는 자원봉사자들의 행보와 대조를 이루고 있다. 천막과 매트리스, 식량 등의 기부 물품도 속속 도착하고 있다.
마르호리는 "정부 대응은 없을 수도 있지만, 도움을 주는 좋은 사람들이 정말 많다"고 말했다.
mau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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