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매체 "美봉쇄로 아기들 죽어가…의약품·우유 공급 마비"

美에너지봉쇄 장기화에 의료·식량 위기 악화…영아사망률 급증

쿠바 전력망이 부분 붕괴된 지난 14일(현지시간) 쿠바 아바나에서 한 남성이 전기 릭샤를 몰고 있다. 2026.05.29.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미국의 대(對)쿠바 경제 봉쇄로 인해 쿠바 내 영아 사망률이 급증하는 등 극심한 인도적 위기가 발생하고 있다고 15일(현지시간) 쿠바 국영 언론이 비판했다.

쿠바 온라인 매체 '쿠바데바테'는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쿠바 봉쇄 행정명령이 "쿠바 국민을 향한 계획된 고립을 더욱 악화시켰다"며 "이러한 일방적인 집단 처벌 조치는 경제 봉쇄와 인권 유린을 극심한 수준으로 심화했다"고 보도했다.

쿠바데바테에 따르면 쿠바의 영아 사망률은 2018년 출생아 1000명당 4명에서 2025년 9.9명으로 148% 증가했다. 쿠바 내 소아암 환자의 생존율은 지난 1월 미국의 에너지 봉쇄가 시작된 뒤 85%에서 65%로 떨어졌다.

또한 쿠바에서 수술을 기다리는 환자 10만 명 이상이 에너지 봉쇄 조치의 영향을 받았으며, 여기에는 암 환자 5152명과 어린이 환자 약 1만 2000명이 포함돼 있다.

만성 신부전으로 혈액투석 치료를 받는 쿠바인 환자 2888명도 치료 과정에서 타격을 받고 있다고 쿠바데바테는 전했다.

쿠바에서 생산되는 395종의 필수 의약품 중 300종이 원자재·의약품 공급 부족으로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다. 또한 백신 원료 조달이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아동 대상 예방접종 프로그램도 위기에 처했다.

식량 위기 역시 악화하고 있다. 식품 산업 당국자들에 따르면 쿠바에서는 에너지 봉쇄 여파로 생산지에서 도시로의 물자 수송이 중단되면서 10만 명이 넘는 아동이 국가가 보조하는 하루 1L의 우유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각 지역에 필요한 밀가루 요구량은 봉쇄 여파로 50%만 공급되고 있으며, 주민들에게 배급되는 빵의 무게는 80g에서 60g으로 감소했다.

유엔개발계획(UNDP), 유엔아동기금(UNICEF), 세계식량계획(WFP) 등 국제기구들 역시 쿠바 내에서 식량 컨테이너를 분배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쿠바데바테는 전했다.

쿠바데바테는 트럼프 대통령의 봉쇄 조치를 두고 "쿠바 국민을 향한 극단적이고 정당화될 수 없는 집단 처벌"이라며 "제노사이드(집단학살)적이며 불법적이고, 초국가적일 뿐만 아니라 국제법에 반하는 행위"라고 규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축출한 뒤 쿠바에 대한 베네수엘라와 멕시코산 석유 공급을 차단했다. 지난달 1일에는 쿠바 국영기업 등 핵심 경제 부문 개인과 단체를 제재할 수 있는 권한을 확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