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민 여성들도 거리로…볼리비아, 대통령 퇴진 시위 확산
시위대의 수도 봉쇄로 물류 차단…병원 산소 부족 사태도
- 권영미 기자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로드리고 파스 볼리비아 대통령이 지난 한 달 가까이 이어진 대규모 시위로 식량·연료·의약품 공급이 막히면서 "국가가 파국 직전에 있다"며 대화를 촉구했다.
파스 대통령은 미국의 지원을 받으며 40년 만의 최악의 경제 위기 상황에서 6개월 전 취임했지만, 국민들이 중도 우파 정책에 대해 반발하며 퇴진 위기에 몰렸다.
27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파스 대통령은 전날(26일) 한 공개 행사에서 "국가는 질서를 되찾아야 하는데, 한계점에 다다랐다"며 대화를 촉구했다. 하지만 대화를 강조하면서도 "헌법적 수단"을 언급하며 비상사태 선포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이어 파스 대통령은 이날 "국가를 파괴하려는 자는 누구든 대통령과 헌법의 모든 힘을 상대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의회도 대통령이 비상사태를 선언할 수 있도록 제한을 해제했다.
수도 라파스에서는 이달 초부터 저소득층 노동자와 원주민 다수가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며 도심을 봉쇄하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 2주 동안 라파스는 경찰과 시위대가 반복적으로 충돌하는 전쟁터로 변했는데 이날 어머니날에는 수천 명의 원주민 여성들이 전통 의상을 입고 행진하며 교통 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지했다.
시위대는 임금 인상, 연료 공급 안정, 농지개혁 철회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가 토지 개혁을 포함해 일부 양보했지만, 전국적 반정부 운동으로 확산했다.
시위대의 봉쇄로 물자가 들어오지 못해 산소 부족으로 병원 운영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라파스에서 가장 오래되고 큰 공립 병원 중 하나인 클리니카스 데 라파스스 병원의 의사들은 산소 재고가 며칠밖에 남지 않았다고 밝혔다. 볼리비아는 고산지대 국가라 대기 중 산소 농도가 낮아 호흡기 질환 환자들에게 산소 공급이 필수적이다.
파스 대통령은 자신의 급여를 절반으로 줄이고 노동부 장관을 해임하는 등 민심 달래기에 나섰지만, 효과는 미미하다. 정부는 전 대통령 에보 모랄레스가 배후에서 혼란을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시위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6억 달러(약 9021억 원)로 추산했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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