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 정치범 200여명 집단 단식…새 사면법 적용 제외 항의

군·테러 혐의 제외에 반발…"핵심 정치범 빠졌다" 비판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의 미라플로레스궁에서 정치 시위에 참여해 투옥된 사람들에게 즉각적인 사면을 부여하는 사면법안 전문을 들고 있다 2026.02.19.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베네수엘라의 정치범 200여 명이 새 사면법에서 자신들이 제외된 것에 항의하며 집단 단식에 들어갔다.

23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이들은 수도 카라카스 외곽의 로데오Ⅰ교도소에서 지난 20일 밤부터 단식에 돌입했다. 단식 참여자는 베네수엘라인과 외국인을 포함해 총 214명가량으로 전해졌다.

지난 19일 베네수엘라 의회를 통과한 사면법은 미국이 지난 1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축출한 이후 임시대통령에 취임한 델시 로드리게스가 미 정부의 압박 속에서 개혁의 일환으로 마련했다.

그런데 외국 세력과 연계해 베네수엘라의 주권에 반하는 무력행동을 조장·지원한 혐의로 기소된 사람들이 사면 대상에서 제외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는 정부가 과거 정치적 반대자들을 탄압할 때 광범위하게 사용한 혐의로, 2025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야당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에도 적용됐다.

정부는 또 군 관련 또는 테러 관련 혐의도 사면 대상에서 제외했다. 베네수엘라 정치범 상당수가 이런 혐의로 기소된 상태여서 실제적으로는 핵심 정치범 다수가 제외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수감자의 가족들은 "사면법의 적용 범위가 너무 좁아 대부분이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단식을 시작했다"며 수감자 전원이 동참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정부는 그럼에도 이번 법에 따라 지난 30년 가까이 가택연금 상태에 있거나 가석방된 정치범 약 1만 1000명에게 적용된다고 밝혔다. 국회에 따르면 지난 21일 이미 1500명이 사면을 신청했다.

로데오Ⅰ교도소에서도 전날 22일 5명이 석방돼 박수를 받았다. 이날도 23명이 석방됐다.

yeh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