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 석유산업 국유화 폐기 성큼…"묻힌 석유 쓸모 없어"(종합)

외국기업 독자 운영 허용하는 석유법 개정안 국회 1차 승인
국제중재도 수용…트럼프 압박에 베네수 석유산업 개방 가속

22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의회 본회의에서 호르헤 로드리게스 국회의장, 페드로 인판테 제1부의장, 그레시아 콜메나레스 제2부의장이 석유법 개정안을 논의하고 있다. 2026.01.22. ⓒ 로이터=뉴스1 ⓒ News1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권영미 기자 = 베네수엘라 의회가 22일(현지시간) 석유 부문을 민간 투자자들에게 개방하는 계획을 1차 승인하면서, 국가의 석유 생산 독점 체제를 끝내고 외국 기업의 독자 운영을 허용하는 길로 한 발짝 더 다가섰다.

로이터·AFP·파이낸셜타임스(FT)와 국제개발 전문 온라인 매체 '데브디스코스'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의회는 이날 법안 취지와 방향을 논의하는 1차 독회에서 석유법 개정안을 승인했다.

법안의 내용을 본격적으로 검토·심사하는 2차 독회에서도 개정안이 채택될 경우, 우고 차베스 정권 시절부터 대폭 강화된 전면적인 석유 국유화 조치는 막을 내리게 된다.

개정안 작업을 주도해 온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대통령이 지난주 이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차베스 집권기 국유화로 베네수엘라에서 이탈했던 투자자들을 다시 끌어들이고, 미국이 제시한 1000억 달러 규모의 재건 계획을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개정안 초안은 외국 및 국내 기업이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 PDVSA의 소수 지분만 보유하더라도 독자적으로 유전 운영·생산물 판매·수익 확보가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계약 모델을 도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업이 PDVSA와 계약을 맺고 독립적으로 생산·수출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기존 합작 투자 구조와는 배치된다.

또한 기본 로열티 비율을 30%로 유지하되, 프로젝트의 '경제적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특정 경우에는 20% 또는 15%로 인하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분쟁 발생 시 국제 중재를 허용하는 조항도 포함했다.

투자자들은 생산·수출의 자율성과 판매 수익 확보를 강하게 요구하는 한편, 법조계 일각에서는 이번 개정안이 헌법상 석유 산업을 국가에 귀속하도록 한 조항과 충돌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베네수엘라의 야당은 세력이 미약하고 집권 세력이 개정안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어 법안이 최종 통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로드리게스 임시대통령의 친오빠인 호르헤 로드리게스 국회의장은 이날 "이러한 개혁은 석유 생산량 증대를 위해 필수적"이라며 "임시대통령이 말했듯이 지하에 묻힌 석유는 쓸모가 없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로드리게스 임시대통령의 지도력을 "매우 강력하다"고 평가하며 "우리 나라는 더 부유해질 것이고, 이는 세금이 내려간다는 뜻이며, 그들은 더 잘 살게 될 것이다. 베네수엘라는 그 어느 때보다도 잘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미국은 베네수엘라 주재 미국대사관 새 대리대사로 니카라과와 온두라스 전직 대사였던 로라 F. 도구를 임명했다. 이는 양국 간 외교 관계 복원을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mau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