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모기 창궐' 전염병에 33명 사망…"경제위기로 방역 차질"

뎅기열·치쿤구니야열 등 바이러스성 질병…지난주 확진자 5700명

지난달 13일(현지시간) 쿠바 아바나에서 모기 매개 질병 예방을 위한 공중 보건 캠페인이 진행되는 동안 보건 요원이 안개 살포기로 차고를 살균하고 있다. 2025.11.13.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쿠바 당국이 최근 몇 달 동안 모기가 옮긴 바이러스 전염병 사태로 33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로이터, AFP통신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카릴다 페냐 쿠바 보건부 차관은 국영TV에 나와 쿠바에서 뎅기열로 12명, 치쿤구니야열로 21명이 목숨을 잃었고, 사망자 중 최소 21명이 18세 미만이었다고 밝혔다. 페냐 차관은 정확한 집계 기간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뎅기열과 치쿤쿠니야열은 모두 바이러스(뎅기 바이러스, 치쿤쿠니야 바이러스)에 감염된 모기에 물려 걸리는 질병이다. 치쿤구니야열의 경우 고열, 두통, 발진, 그리고 몇 달 동안 지속될 수 있는 관절통을 유발하지만, 사망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치쿤구니야 바이러스는 지난 7월 쿠바 서부 마탄자스 주에서 발생한 뒤 쿠바 15개 주 전체로 퍼졌나갔다. 페냐 차관은 지난주 5717명의 새로운 치쿤구니야열 감염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쿠바 관리들은 대부분의 환자가 의사를 찾지 않거나 증상을 신고하지 않아서 많은 확진자가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미국 제재를 받는 쿠바는 코로나19로 관광산업이 무너지면서 심화된 경제 위기로 모기 살충 등 의료 서비스와 예방 프로그램이 급격히 위축됐다. 정부의 방역, 도로변 쓰레기 청소, 배관 보수가 줄어들자 모기가 창궐하게 됐다.

또 식량, 연료, 의약품 부족에 시달리는 국민들이 방충제를 마련할 수 없고, 잦은 정전으로 무더운 날씨에도 창문을 열어둘 수밖에 없어 질병이 확산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지난달 18일(현지시간) 쿠바 의사 후스토 베니테스가 모기 매개 질병이 만연한 쿠바 아바나에서 루이사 수아레스의 집을 진찰하고 있다. 2025.11.18.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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