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의 딸' 페루 후지모리, 내년 대선출마 선언…"4번째 도전"

불법자금 수수 혐의 무죄 선고로 출마 가능해져
아버지 후지모리, 1992년 친위쿠데타 후 2000년까지 독재

페루 보수정당 '푸에르사 포퓰라'의 대표 케이코 후지모리가 30일(현지시간) 페루 트루히요에서 열린 대선 출마 선언식에서 손짓하고 있다. 2025.10.30. ⓒ AFP=뉴스1 ⓒ News1 이정환 기자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대통령이 탄핵된 페루에서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딸 케이코 후지모리가 30일(현지시간) 내년 4월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페루 보수정당 '푸에르사 포퓰라(FP)'의 후지모리 대표는 2011년·2016년·2021년 3차례 대선에 도전했지만 모두 근소한 표차로 낙선했다. 직전인 2021년에는 좌파 성향 페드로 카스티요 전 대통령에게 패배했다.

후지모리 대표는 1700만 달러(약 240억 원)의 불법 선거자금 수수 혐의로 기소돼 징역 35년 형을 구형받았다. 그러나 페루 헌법재판소가 '소급적용 불가'를 이유로 지난 20일 후지모리에게 무죄를 선고해 대권 도전의 길이 다시 열렸다.

아버지 후지모리는 1990년 페루 대통령에 당선돼 1992년 친위 쿠데타를 일으켜 독재자로 집권하다 2000년 탄핵당했다. 당시 자행한 인권유린 혐의로 징역 25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다 2023년 사면됐고, 지난해 9월 사망했다.

페루는 2016년부터 약 9년 동안 6명의 대통령을 교체하는 등 정국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가장 최근의 대선으로 집권한 카스티요 전 대통령이 비리 문제로 파면된 후 디나 볼루아르테 부통령이 승계했으나 그마저도 최근 'Z세대 시위' 이후 탄핵돼 이달부터 호세 헤리 국회의장이 남은 임기까지 대통령직을 수행하고 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