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강 허리케인 '멜리사' 자메이카 강타…침수 및 통신망 두절

5등급에 풍속 시속 약 290km…일론 머스크, 스타링크 무료 제공
악어 피해 가능성도…"홍수 지역에서 멀리 떨어져라"

초강력 허리케인 '멜리사'가 28일(현지시간) 자메이카를 강타했다. 2025.10.28./뉴스1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창규 기자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초강력 허리케인 '멜리사'가 28일(현지시간) 자메이카를 강타했다.

CNN 등에 따르면, 멜리사는 이날 오후 1시쯤 5등급 상태를 유지한 채 자메이카 뉴호프 인근에 상륙했다. 상륙 당시 풍속은 시속 약 290km로 자메이카에 상륙한 역대 허리케인 중 가장 강력한 것으로 기록됐다.

멜리사로 인해 자메이카 전역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매튜 사무다 자메이카 수자원·환경·기후변화부 장관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멜리사가 재앙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자메이카 전역에서 여러 지역이 홍수로 완전히 잠겼다"고 말했다.

사무다 장관은 "공공 인프라, 병원, 대피소 등이 심각한 피해를 받았으며 많은 가정이 침수 피해를 겪고 있다"며 사전 준비를 했지만 "이런 종류의 폭풍에 대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매우 위험하고 불안정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폭풍이 약해져 구조팀이 현장으로 출동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자메이카 국가공공사업청(NWA)에 따르면, 주요 도로를 포함한 다리와 도로들이 홍수로 침수되었으며, 일부 외딴 지역으로 연결되는 주요 통로도 침수됐다.

또한 멜리사로 인해 이날 자메이카 전역에선 광범위한 인터넷 장애가 보고됐다.

인터넷 모니터링 단체 넷블록스에 따르면, 자메이카 북서부의 해노버구에선 이날 오전 11시 20분 기준 네트워크 연결률이 불과 2%에 불과했으며, 다른 지역들의 연결률은 53%~86% 사이였다고 밝혔다.

초강력 허리케인 '멜리사'가 28일(현지시간) 자메이카에 상륙했다. 2025.10.28./뉴스1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창규 기자

멜리사로 인해 자메이카 일부 지역에선 악어 위험도 제기됐다.

자메이카 보건부 산하 남동부 지역보건청은 "폭풍으로 인한 폭우와 홍수로 악어들이 서식지에서 밀려날 수 있다"며 "강, 도랑, 늪지대의 수위가 상승해 악어들이 마른 땅을 찾아 주거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인근 주민들에게 "예기치 못한 야생동물의 출현에 대비해 경계를 유지하고, 홍수 지역을 피해야 한다"며 "아이들과 반려동물이 홍수 지역이나 악어가 목격된 곳에서 멀리 떨어지게 하라"고 당부했다.

또한 자메이카 관광부는 관광객 안전에 만전을 기울였다.

에드먼드 바틀렛 관광부 장관은 "관광객들의 안전과 보안이 최우선 과제"라며 관광업계 종사자와 방문객 모두를 지원하기 위한 관광비상 운영센터(TEOC)가 가동되었다고 밝혔다.

바틀렛 장관은 "관광객과 지역 주민 모두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전 부처가 총동원되고 있다"며 "TEOC와 업계 파트너 간의 협력을 통해 모든 손님을 보호하고 지원하기 위한 필요한 조치들이 마련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국립허리케인센터는 멜리사로 인한 전체 피해 규모를 파악하는 데 며칠에서 몇 주가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자메이카의 대릴 바즈 과학·에너지·통신·교통부 장관은 "멜리사의 피해가 심각하지 않다면 오는 30일 이른 시점부터 노먼 멘리 국제공항에서 긴급 구호 항공편 운항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초강력 허리케인 '멜리사'가 28일(현지시간) 자메이카를 강타했다. 2025.10.28./뉴스1 ⓒ AFP=뉴스1 ⓒ News1 이창규 기자

세계 각지에서 자메이카에 대한 구호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일론 머스크는 소셜미디어 엑스를 통해 "자메이카와 바하마에서 멜리사의 영향을 받은 이들을 돕기 위해 스타링크 서비스를 11월 말까지 제공한다"고 밝혔다.

월드센트럴키친은 소셜미디어 엑스에 협력업체인 '미스틱 타이'(Mystic Thai)’가 허리케인 멜리사 도착에 앞서 따뜻한 카레치킨, 밥, 샐러드 한 접시로 구성된 식사를 미리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베트 쿠퍼 영국 외무장관은 자메이카 정부의 요청이 있을 경우 "영국 국민과 자메이카를 지원하기 위한 자원을 즉시 동원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멜리사는 자메이카 상륙 후 4등급으로 힘을 잃었지만 여전히 시속 약 240km의 강풍을 동반한 채 쿠바로 이동하고 있다. 쿠바 남동부 해안에서는 최대 3.6미터 높이의 폭풍 해일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쿠바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산티아고 데 쿠바에서는 약 16만 8900명이 이미 대피했다.

yellowapoll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