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 20년' 끝낸 볼리비아 대통령 당선인 "美와 외교관계 재개"
중도 성향 로드리고 파스 당선…美국무 "볼리비아와 협력 준비돼"
- 김경민 기자
(서울=뉴스1) 김경민 기자 = 좌파 정권 20년을 끝내고 집권하게 된 로드리고 파스 볼리비아(58) 대통령 당선인이 20일(현지시간) 20년간 단절된 미국과의 외교 관계를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FP 통신에 따르면 기독교민주당 소속 상원의원인 파스 당선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미국 대사를 추방한 지 약 20년 만에 볼리비아와 미국의 외교 관계가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특히 (이 문제에 대해) 미국 정부와 논의해 왔다"며 "저는 이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경제학자 출신으로 중도 성향인 파스 당선인은 전날 결선 투표에서 54.6%의 득표율로 호르헤 키로가 자유당 후보를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다음 달 8일 대통령에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의 재임 기간인 2006년부터 2019년 사이 볼리비아는 급격한 좌파 노선을 취했다. 에너지 자원을 국유화하고 미국과의 관계를 끊고, 중국·러시아·쿠바·베네수엘라를 비롯한 라틴아메리카 좌파 세력과 동맹을 맺었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2008년 볼리비아 내정 간섭 혐의로 미국 대사와 미국 마약단속국(DEA) 관계자들을 추방했다. 미국도 보복 차원에서 볼리비아 대사를 추방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파스의 선거 승리를 환영하며 "미국은 볼리비아와의 공동의 우선순위에 대해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화답했다.
볼리비아는 경제난에 빠져 있다. 역대 정부가 한때 경제의 중추였던 탄화수소에 대한 투자를 유치하지 못하자 생산량이 급감했고 연료를 얻기 위해 길게 줄을 서는 게 일상이 됐다. 달러는 부족하며 연간 물가상승률은 20%를 넘는다.
파스 당선인은 이날 임시 정부가 크리스토퍼 랜도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브라질, 우루과이, 파라과이, 아르헨티나와 같은 우호국들과 함께" 볼리비아의 연료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km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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