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중도우파 대통령 선출…20년 좌파 정권 '마침표'
로드리고 파스 후보, 분권화·감세·재정건전성 등 내세워 당선
과반 확보 못해 야당 협치 과제…"합의 기반 통치할 것"
-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윤다정 기자 = 볼리비아 신임 대통령으로 친기업 중도우파 성향의 로드리고 파스(58) 후보가 당선되면서 20년간의 좌파 정권 통치가 마침표를 찍었다.
19일(현지시간) AFP에 따르면, 개표율 97.8% 기준으로 파스 후보가 54.6%를 득표해, 45.4%를 얻은 우파 성향의 호르헤 키로가(65) 전 대통령을 제쳤다.
파스는 하이메 파스 전 대통령의 아들로 '모두를 위한 자본주의'라는 구호 아래 분권화, 감세, 재정 건전성을 추진하되 사회복지 지출은 계속 유지하겠다는 경제 개혁 노선을 내세웠다.
개표 결과 발표 후 파스의 러닝메이트인 에드만드 라라는 "디젤과 가솔린 공급을 보장해야 한다. 국민들이 고통받고 있다. 생필품 가격을 안정시키고 부패를 종식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대선 결과와 관련해 정치학자 가브리엘라 케제베르크는 AFP에 "파스는 매우 차분하고 중도적인 어조를 유지했다"며 "급진적 변화를 원치 않지만 변화를 바라는 유권자와 잘 교감했다"고 분석했다.
볼리비아는 2006년 5월 1일 좌파 지도자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천연가스 국유화 조치를 시행한 뒤 재정수입이 증가하면서 2013년까지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이어나갔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첫 원주민 출신 대통령으로 2019년까지 14년간 집권했다. 이후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창당한 사회주의 운동(MAS)의 루이스 아르세 대통령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그러나 좌파 정권 집권기 석유·가스 부문에 대한 충분한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아 천연가스 생산량은 급감했다. 정부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연료 보조금 제도를 유지하기 위해 달러 보유고를 거의 소진해야 했고, 이제는 에너지 수입 여력조차 남지 않은 실적이다.
이에 따라 볼리비아에서는 연료 부족 사태가 일상화됐으며, 연간 20%를 웃도는 인플레이션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8월 실시된 1차 투표에서 MAS의 에두아르도 델카스티요 후보는 유권자들에게 외면당해 약 3.2%를 득표하는 데 그쳤다.
독일 글로벌·지역연구소(GIGA)의 분석가 다니엘라 오소리오는 AFP에 "볼리비아 국민의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며 "승자가 가장 취약한 계층을 돕는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사회적 봉기가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파스는 의회에서 과반을 확보하지 못해, 그의 앞에는 야당과의 협치가 필수 과제로 놓였다. 파스는 개표 결과가 나오기 전 "나의 통치 방식은 합의에 기반할 것"이라고 밝혔다.
mau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