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여 2배 셀프 인상' 페루 첫 여성 대통령 탄핵안, 의회 가결

'롤렉스' 수수 의혹에 압수수색도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이 2024년 7월 28일 국회에서 독립기념일 대국민 연설 현장에 도착해 손짓하고 있다. 2024.07.28. ⓒ AFP=뉴스1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페루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 알려진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의 탄핵안이 의회에서 가결됐다.

10일 AFP통신, 로이터 등에 따르면 페루 국회의원들은 볼루아르테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투표로 통과시켰다.

페루 국회의원들은 전날 밤 직무를 수행할 수 없는 '영구적인 도덕적 무능력'을 이유로 대통령 탄핵을 논의하는 절차에 착수했다.

페루 의회는 탄핵 심리 출석을 요청했지만 대통령은 응하지 않았고, 오후 11시 반 진행된 투표에서 탄핵안이 통과됐다. 호세 제리 페루 국회의원은 의원 122명 중 118명의 압도적 다수가 탄핵에 찬성표를 던져 그녀를 대통령직에서 해임했다고 발표했다.

페루는 2016년부터 약 9년 동안 6명의 대통령을 교체하는 등 정국 혼란을 겪고 있다.

페드로 카스티요 전 대통령이 최소 50명이 사망한 시위 진압으로 탄핵된 후 2022년 12월 취임한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임기 내내 논란의 중심에 서왔다.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지난해 3월에는 고급 보석과 명품시계 선물을 신고하지 않은 '롤렉스 게이트' 의혹으로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지난 7월에는 퇴임 1년을 앞두고 자신의 급여를 1만 달러(약 1420만원)로 두 배 인상하며 논란을 일으켰다.

페루 사회는 갱단 폭력과 살인이 잇따르고 청년층이 고용 불안을 겪는 등 사회 불안정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정부가 지난 5일 청년들에게 민간연금 가입을 강제하는 법안을 통과하자 최근 몇 주 동안 반정부 시위가 거세졌다.

대통령 탄핵이 이뤄질 경우 현재 보수층이 장악한 의회 지도자가 내년 4월 치뤄지는 선거까지 페루의 임시 대통령이 된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jwl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