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보우소나루 사면 추진'에 또다시 분열…수십만 명 규탄 시위

의회, 사면 추진 법안·의원 면책특권 개헌안 가결에 전국적 항의

21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 법안 발의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2025. 09. 21. ⓒ 로이터=뉴스1 ⓒ News1 양은하 기자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브라질에서 쿠데타 모의 혐의로 징역 27년 3개월을 선고받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 추진 법안이 통과되자 21일(현지시간) 전역에서 대규모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상파울루를 포함해 수십 개 도시에 수만 명이 거리로 나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 가능성과 위원들에 대한 면책 특권 강화 움직임을 규탄했다.

상파울루에서는 약 4만 명의 시위대가 집결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은 '사면 반대'라는 문구가 새겨진 15m 크기의 브라질 국기를 펼쳐놓고 "사면은 안 된다"라고 외쳤다.

시위 현장에는 브라질 싱어송라이터 카에타누 벨로주와 시쿠 부아르키, 그리고 지우베르투 지우 전 문화부 장관이 무대에 올라 독재에 대한 저항의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룰라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오늘의 시위는 국민들이 불처벌이나 사면을 원치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의회는 브라질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 조치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이터는 이번 시위가 보우소나루 유죄 판결 이후 첫 대규모 시위라며 브라질이 극심한 분열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고 논평했다.

앞서 여소야대의 브라질 하원은 보우소나루와 그 측근들의 사면을 추진하는 법안을 '패스트트랙'(신속 처리 안건)에 부쳐 통과시켰다. 또 현역 의원들에 대한 형사소송이나 체포를 어렵게 만드는 헌법 개정안도 가결했다.

'남미의 트럼프'라 불리는 보우소나루는 지난 2022년 대선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에게 패배한 뒤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쿠데타를 모의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2023년 1월 8일 브라질리아에서 발생한 대규모 선거 불복 폭동을 조장했다는 혐의도 받는다.

브라질 연방대법원은 지난 11일 그에게 징역 27년 3개월을 선고했다.

yeh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