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룰라 "쿠데타 모의 보우소나루 재판, 마녀사냥 아냐"
NYT 기고문서 트럼프 정면 반박…"민주주의와 주권, 협상대상 아냐"
"무역 흑자보는 브라질에 관세? 비논리적"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을 통해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한 유죄 판결에 대해 "마녀사냥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이는 보우소나루의 쿠데타 모의 혐의 유죄 판결을 '마녀사냥'이라고 비판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정면 반박이다.
룰라 대통령은 "브라질의 민주주의와 주권은 협상 대상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기고문에서 "이번 판결은 군부 독재에 맞서 싸운 20년간의 투쟁 후 1988년 제정된 브라질 헌법에 따른 절차의 결과였다"고 밝혔다.
또한 수사 과정에서 룰라 대통령 자신과 부통령, 대법관에 대한 암살 계획이 드러난 사실을 언급하면서 이번 재판 결과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보우소나루는 2022년 대선 패배에 불복하고 쿠데타를 모의한 혐의 등으로 지난 11일 연방대법원에서 징역 27년 3개월 형을 선고받았다. 전직 대통령이 민주주의 전복 시도로 유죄를 선고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룰라 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의 징벌적 관세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미국이 브라질산 수입품에 50% 관세를 매긴 조치가 "잘못됐을 뿐 아니라 비논리적"이라며 지난 15년간 미국이 브라질과의 상품·서비스 교역에서 4100억 달러(약 571조 원) 규모 흑자를 기록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룰라 대통령은 "(관세에) 경제적 논리가 부족하다는 것은 백악관의 동기가 정치적이라는 점을 분명히 보여준다"며 미국의 압박이 보우소나루의 처벌을 막기 위한 의도임을 시사했다.
또 브라질이 미국 기술 기업을 부당하게 규제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브라질 국내 플랫폼이든 외국 플랫폼이든 모든 디지털 플랫폼은 동일한 법률의 적용을 받는다"며 "규제를 검열이라고 부르는 것은 부정직하다"고 말했다.
그는 "사기와 허위 정보, 혐오 발언으로부터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조처이며 인터넷은 소아성애자와 학대자가 우리 아이들과 청소년을 상대로 범행을 저지를 수 있는 무법자의 땅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 문단에서 룰라 대통령은 "강력하고 주권적인 국가는 서로 다른 가치와 문화를 존중하며 공존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2017년 유엔총회 연설을 인용하며 상호 존중을 기반한 협력을 촉구했다.
그러면서도 "브라질의 민주주의와 주권은 협상 테이블에 오를 수 없다"며 이번 보우소나루 재판에 관해서는 한 치의 양보도 없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한편 보우소나루는 현재 가택연금 상태이며 사회관계망서비스 사용도 금지돼 있다. 그는 이날 판결 이후 처음으로 병원을 찾는 모습이 포착됐다. 그는 피부 병변 제거 시술을 받고 영양실조로 인한 빈혈 증세를 보이는 등 건강이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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