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우리 마두로 대통령 쳐달라"…美군함 배치에 기대감

야권 등 반대세력 "미군 증강, 독재정권 균열 가능…후세인처럼 끝날 수도"
美, 마두로에 체포현상금 700억…"고립주의 트럼프 개입 안해" 회의론도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지난 5월 25일(현지시간) 수도 카라카스의 볼리바르 광장에서 의회 및 지역 선거 결과를 축하하며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2025.05.25 ⓒ AFP=뉴스1 ⓒ News1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독재자인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에 반대하는 진영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베네수엘라를 침공해 달라는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 사는 베네수엘라 기자인 멜라니오 에스코바르는 "나는 계속 인권을 침해하는 마약 독재로부터 조국을 해방시키는 것이라면 뭐든지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미군이 군함을 베네수엘라 연안에 파견한 것과 관련해 미국이 베네수엘라에서 마두로 정권보다 마약 조직부터 공격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미군이 가까이 있다는 것 자체가 마두로 정권의 내부 균열을 불러와서 정권이 붕괴하고 마두로가 체포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에스코바르는 "나는 미군 작전에 진정성이 있다고 본다"면서 "정권에 압박을 가하기 위해 개입할 뿐만 아니라 반드시 체포할 자들을 잡기 위해서도 개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베네수엘라 대선에 출마한 야권 후보인 에드먼도 곤살레스도 미군 병력 증강이 마두로의 지지 기반을 분열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이 2003년 미군의 침공으로 몰락하기 직전의 모습과 현재 마두로가 유사점이 많다고 말했다.

베네수엘라 언론인 기예르모 파릿 파딜라는 마두로가 구호를 외치는 장교들에 둘러싸인 모습과 지지자들에 둘러싸인 후세인의 영상을 엑스(X)에 나란히 올리며 이들의 분위기가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고립주의를 천명해 온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개입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2년 전 베네수엘라를 떠나 현재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커피를 파는 잭슨 페르난데스는 "(미군의 공격을) 보고 싶지만 확실한 것은 아니다"라며 "미국이 원한다면 할 수 있다는 건 알지만 정권 교체가 아닌 다른 걸 노리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베네수엘라 연안에 핵추진잠수함을 포함한 7척의 군함을 배치했거나 배치할 예정이다. 이 군함에는 2200명의 해병대를 포함해 총 4500명의 군인이 탑승하고 있다.

마약 카르텔 소탕을 핵심 정책으로 내건 트럼프 행정부는 마두로에 대한 체포 현상금을 5000만 달러(약 700억 원)로 올리고 베네수엘라를 포함한 마약 밀매 조직을 테러 조직으로 지정했다.

gw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