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수석경제학자 임명 직전 뒤집혀…'트럼프 관세' 비판 탓"
유력 후보였던 런던정경대 헤이스 교수, 과거 관세 비판 이력에 내정 철회
후임에 온건 성향 실바나 텐레이로 임명…미 행정부 입김 및 학문 검열 논란
-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국제통화기금(IMF)이 차기 수석 이코노미스트 유력 후보를 발표 직전 낙마시킨 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비판한 이력 때문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는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IMF가 올 초여름 히카르두 헤이스 런던정경대(LSE) 교수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임명 발표를 준비하던 중 막판에 결정을 뒤집었다고 보도했다.
헤이스 교수의 낙마를 부른 결정적 계기는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관세를 겨냥한 발언이었다.
헤이스 교수는 지난해 4월 트럼프 대통령의 '해방의 날' 관세 발표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관세 부담이 미국 소비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한 데 이어, 그 다음달 포르투갈 싱크탱크 팟캐스트에 출연해 "미국 내 물가는 관세 때문에 상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여기서 헤이스 교수는 트럼프의 관세 조치가 "수입 물가를 즉각 상승시키고" 미국 내 생산 환경을 "더 어렵고, 더 비싸며, 더 비효율적으로 만들 것"이라고 꼬집었다.
IMF 고위직 인사권은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총재에게 있으나, 최대 주주인 미국의 비공식적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으로부터 거시경제와 금융 안정이라는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하라는 압박을 받은 뒤 기후변화와 양성평등 관련 의제를 축소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반기를 든 경제학자들을 향한 보복성 조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관세가 미국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전망한 골드만삭스의 얀 하치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해고하라고 은행 측에 요구했다.
올해 초에는 케빈 해싯 백악관 경제 고문이 관세 비용을 미 기업과 소비자가 떠안고 있다는 보고서를 낸 뉴욕 연방준비은행 이코노미스트들을 "징계해야 한다"고 압박해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헤이스 교수의 배제로 트럼프 행정부와 유착된 인사가 자리를 꿰차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번졌으나, IMF가 지난 7월 영국중앙은행 통화정책위원 출신 실바나 텐레이로 LSE 교수를 낙점하면서 내부 불안은 다소 가라앉았다.
텐레이로 교수 또한 관세의 부정적 영향을 언급해 왔으나 상대적으로 온건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IMF 대변인은 인선 과정에 대해 "경쟁 후보자들의 신원이나 구체적 세부 사항에 대한 엄격한 비공개"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며, 선발 절차는 "엄격하고 경쟁적이었다"고 일축했다.
아울러 텐레이로 교수에 관해 "학문적 탁월함과 거시경제 및 통화 정책 분야의 폭넓은 정책 입안 경험이라는 드문 결합을 기구에 가져다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미국의 인플레이션율은 무역 갈등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연준 목표치의 두 배에 가까운 3.7%에 달하고 있다.
피에르올리비에 구랭샤 전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6월 언론 인터뷰에서 국가 간에 벌어지는 "맞불 놓기식" 경제 전쟁으로 인해 세계 경제가 심각한 위험에 처해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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