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 직원 500명 "가자 집단학살로 정의해야"
"집단학살 규탄할 책임 있어"…100만명 사망한 르완다 학살 언급
이스라엘 "OHCHR 직원들 증오에 눈멀어…답변 안 해"
-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직원 500명이 볼커 투르크 대표에게 가자전쟁을 현재 진행형인 집단학살로 정의해 달라고 요구했다.
2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입수한 서한에서 OHCHR 직원들은 가자에서 기록된 위반 행위의 규모, 범위 및 성격을 근거로, 2년에 가까워지는 가자전쟁에서 집단학살의 법적 기준이 충족되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지난 27일 발송되고 500명 이상의 직원을 대표해 직원위원회가 서명한 이 서한에는 "OHCHR은 집단학살 행위를 규탄할 강력한 법적·도덕적 책임이 있다"며 투르크 대표에게 "명확하고 공개적인 입장"을 취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OHCHR 직원은 총 2000여 명으로, 전체 직원의 4분의 1이 이 서한 작성에 참여한 것이다.
직원들은 또 "진행 중인 집단학살을 규탄하지 않는 것은 유엔과 인권 체계 자체의 신뢰성을 훼손한다"면서 지난 1994년 100만 명 이상이 희생된 르완다 학살을 막기 위해 더 많은 조치를 취하지 않은 국제사회의 도덕적 실패를 언급했다.
이에 대해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투르크 대표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완전하고 무조건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면서도 "특정 사건을 집단학살로 규정하는 것은 유능한 법적 권한 기관의 몫"이라고 말을 아꼈다.
이스라엘 외교부는 직원들이 "허위이고 근거 없으며 이스라엘에 대한 집착적인 증오에 눈이 멀었다 하더라도" 이들의 서한에 답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의 행동을 비판해 온 투르크 대표는 이 서한이 중요한 우려를 제기했다고 평가했다. 또 "우리 모두가 목격하는 끔찍한 상황에 대한 도덕적 분노와 국제사회가 이 사태를 종식시키지 못하는 데 대한 좌절감을 공유하고 있음을 안다"면서 직원들에게 단결 유지를 호소했다.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2023년 10월 가자전쟁 발발 이후 약 6만 3000명이 사망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기근도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집단학살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gw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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