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 첫날 각국 정상 "침공 종식·우크라 영토 반환" 촉구
러시아 성토장 된 일반토의 기조연설
尹은 '자유'만 외치고 러시아도 우크라이나도 언급 없어
- 최서윤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미국 뉴욕에서 20일(현지시간) 개막한 제77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첫날 중심의제는 단연 러시아의 침공으로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이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기조연설에서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원국들을 향해 실질적인 침공 종식 촉구를 호소했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중재자를 자처했다.
유엔에 따르면 이날 시작한 일반토의에는 총 35명의 연사가 연설했다.
순서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올해 의장인 헝가리의 차바 쾨뢰지 의장에 이어 △브라질 △세네갈 △칠레 △요르단 △콜롬비아 △튀르키예 △키르기즈스탄 △카자흐스탄 △카타르 △한국 △파라과이 △핀란드 △스위스 △슬로바키아 △프랑스 △온두라스 △필리핀 △리투아니아 △루마니아 △볼리비아 △페루 △마셜제도 △세이셸제도 △아르헨티나 △폴란드 △과테말라 △민주콩고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엘살바도르 △일본 △독일 △모로코 △이탈리아 33개국 순이다.
지금까지 진행된 연설 중에는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러시아가 벌이고 있는 전쟁을 '제국주의로의 회귀'로 규정하고 규탄, 강경한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마크롱 대통령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침략과 합병을 통해 우리의 집단적 안보체제를 무너뜨렸다"며 "유엔 헌장과 국가의 주권 평등 원칙을 고의로 위반한 것"이라고 했다.
중국 등 일부 국가가 소위 '중립'을 표방하는 점도 에둘러 비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그들은 역사적 오류를 범하고 있다. 오늘 침묵하는 사람들은 어떤 면에서는 신(新) 제국주의 대의에 공모하는 것"이라며 "동서남북 중 하나를 선택하는 문제가 아니라 세계를 분열시킬 위험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평화를 위해 러시아와 계속 대화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안보리 회원국들을 향해서도 러시아가 전쟁 비용을 평가하고 침공 행위를 종식할 수 있도록 하는 '행동'을 촉구했다.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중재자를 자처, 외교적 해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튀르키예는 올해 3월 이스탄불에서 러·우크라 평화협상을 주최하고, 6월부터 추진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협상에서도 유엔과 함께 4자 당사자로 참여하고 있다.
그는 "전쟁은 결코 승리하지 못할 것이며 공정한 평화 과정에서도 패자는 없을 것"이라면서 "합리적이고 공정한 외교적 절차를 통한 존엄한 탈출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총회에서 묘하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챙긴 것처럼도 읽히지만, 전날(19일) 방송된 PBS 뉴스아워 인터뷰에서 그는 우크라이나 영토 문제에 대해서는 분명한 선을 그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침략당한 땅은 우크라이나에 반환될 것"이라며 "침공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은 이번 전쟁에 따른 직접적 안보위기가 불거진 발트3국 정상답게 연설의 거의 전 부분을 할애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언급하고 러시아를 규탄했다.
나우세다 대통령은 "에너지 초강대국의 가면 뒤에 있는 위험한 제국이 그 이웃을 점령하고 합병하려 한다. 러시아의 유엔 설립 원칙 위반은 7개월 전에 시작한 게 아니라 수년간 이어졌다"며 러시아의 △금지된 화학무기 사용 △조지아와 몰도바 영토 위협 △다른 나라 선거 개입 등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전쟁은 끝나야 한다. 그렇지만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평화로운 방식으로가 아니라, 우크라이나의 영토가 완전히 회복돼야 한다"며 "그렇지 않을 경우 더 잔악한 행위와 오랜 불안정이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과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조차 연설 말미를 할애해 즉각적인 휴전과 민간인 보호, 기간산업 보존을 촉구했다. 다만 그는 외교·경제적 고립과 일방적 제재는 경제회복을 저해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세계의 관심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계속 집중되고 있다"며 "이번 전쟁으로 엄청난 파괴가 자행되고, 국제 인도주의·인권법이 상당히 침해됐으며, 이지움에서 발견된 시신더미 관련 보고서는 상당히 우려스럽다"고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역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유엔 헌장 철학을 짓밟는 행위로, 결코 용인돼선 안 된다"고 강력하게 규탄했다.
이번 총회 기간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 대신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이 참석해 연설할 예정이며, 우크라이나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화상으로 연설한다.
한편 이날 열 두 번째 연사로 나선 윤석열 대통령의 연설에는 '우크라이나', '러시아'라는 단어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전쟁이란 단어는 딱 한차례 나왔는데, "진정한 평화는 단지 전쟁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인류 공동번영의 발목을 잡는 갈등과 반목을 해소하고 인류가 더 번영할 수 있는 토대를 갖추는 것"이라고 했다.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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