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채 금리상승 베팅 '과밀'…PCE·고용 약하면 숏스퀴즈 터질 수도
10년물 선물 숏 10만계약 이상 급증…2023년 이후 최대급
PCE·고용 예상 밑돌면 숏커버→국채금리 급락 가능성
- 신기림 기자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미국 국채 금리가 20여 년 만의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가운데 추가 금리 상승을 노린 베팅이 선물시장에 빠르게 쌓이고 있다. 하지만 시장 포지션이 한쪽으로 과도하게 쏠리면서 물가나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약하게 나올 경우 대규모 숏커버가 발생해 국채 금리가 오히려 급락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최근 미 국채 5년물과 10년물 선물시장에서 아직 청산되지 않은 미결제약정이 빠르게 늘고 있다. 5년물은 최근 12거래일 가운데 11일, 10년물은 14거래일 가운데 13일 동안 미결제약정이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채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한 점을 감안하면 신규 거래 상당 부분이 국채 가격 하락, 즉 금리 상승에 베팅한 매도 포지션인 것으로 블룸버그는 추정했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자산운용사들은 지난 22일까지 일주일 동안 10년물 국채 선물 숏 포지션을 10만 계약 이상 늘렸다. 주간 증가폭으로는 2023년 이후 가장 컸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전략가들은 “선물 포지션은 여전히 금리 상승 쪽으로 기울어 있으며 숏 포지션은 아직 수익 구간에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자산운용사들이 중·장기물 국채 숏 포지션을 계속 늘리고 있으며, 상품거래자문업체(CTA)들도 미 국채에 강한 숏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국채 약세의 배경에는 높은 에너지 가격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와 추가 금리 인상 전망이 자리 잡고 있다. 여기에 기업들의 대규모 회사채 발행에 따른 채권 공급 부담까지 겹치면서 30년물 국채 금리는 이번 주 2002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문제는 국채 약세에 베팅하는 포지션이 계속 늘어나면서 시장이 반대로 움직일 경우 포지션 청산이 금리 하락을 오히려 증폭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시장의 기본적인 베팅은 여전히 국채 금리 추가 상승에 맞춰져 있지만, 포지션이 한 방향으로 몰릴수록 작은 충격에도 반대 방향의 움직임이 커질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고용이나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약하게 나오거나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이 금리 인상에 신중한 발언을 내놓을 경우 국채 가격이 반등할 수 있다. 이때 금리 상승에 베팅했던 투자자들이 손실을 줄이기 위해 국채 선물을 되사들이는 숏커버에 나서면 채권 가격 상승과 금리 하락이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
블룸버그는 이 같은 포지션 쏠림으로 예상 밖의 약한 경제지표나 비둘기파적인 연준 발언이 나올 경우 미 국채 선물시장에서 숏스퀴즈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이번 주 발표되는 경제지표가 첫 시험대다. 시장은 30일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를 확인한 뒤 주 후반 발표되는 9월 고용보고서를 주시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8월 근원 PCE 가격지수가 전월 대비 0.3%, 전년 동월 대비 3.4%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7월의 전월 대비 0.2%, 전년 동월 대비 3.3%보다 상승폭이 모두 커지는 것이다. 특히 근원 PCE 상승률은 연준의 물가안정 목표인 2%를 크게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가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9월 비농업 고용은 약 9만 명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됐다. 8월의 16만2000명 증가에서 크게 둔화한 수준이다.
shinkir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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